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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팬들의 입을 통해 듣는 스타의 이야기는 기존의 토크쇼와 또 다른 웃음을 이끌어냈다.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가 가지는 눈에 띄는 장점이었다.
스타 합동 팬미팅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방송인 강호동의 MBC 복귀작 '별바라기'가 1일 밤 방송됐다.
이날 방송된 '별바라기'에는 개그맨 이휘재, 가수 은지원, 손진영, 배우 유인영, 아이돌그룹 인피니트가 출연한 가운데, 인상적인 경력을 가진 그들의 팬이 스튜디오에 함께 하며 스타와 나눈 추억을 털어놓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방송에서 이휘재와 20년을 함께 한 팬은 이제는 그와 함께 술도 함께 기울이는 친구가 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 그의 아내인 문정원씨를 처음 만난 에피소드와 개그맨 유재석의 팬미팅에 참석한 사연 등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싱글 시절 '이바람'으로 불렸던 이휘재의 연애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는 의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은지원의 팬은 2000년대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젝스키스와 H.O.T 팬클럽 간의 신경전을 고백했다. 또 은지원의 결혼 발표 과정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갔으면 잘 살기나 하지"라는 애정 어린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또 유인영의 팬으로 출연한 디자이너는 그녀에게 세상에 하나 뿐인 옷을 선물한 사연을 고백했고, 손진영의 팬은 친아들 같은 스타에게 무엇이든 다 내어주고 싶은 마음을 털어놔 스튜디오를 뭉클하게 했다.
끝으로 최고의 별바라기로 선정된 것은 인피니트의 팬 오민아씨였다. 그녀는 인피니트를 알고 산후 우울증을 극복한 사연을 털어놨고, 남편도 스튜디오에 출연해 "인피니트에게 고맙다. 오늘 완전체를 실제로 볼 수 있다고 해서 함께 왔다"는 인사를 건넸다.
'별바라기'는 방송인 강호동이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이후 MBC 복귀작으로 선택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만으로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합동 팬미팅이라는 콘셉트가 알려지며, 시청자들은 아이돌 위주의 구성이나 팬클럽 간의 신경전 등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바라기'는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이었다. 토크쇼의 포화로 스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같은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털어놓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가운데, 스타의 입보다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온 팬의 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형식은 타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없었던 신선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또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스타를 섭외한 결과 보다 넓은 층의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훈훈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애도 분위기로 잠시 멈췄던 예능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상황 속에서 '별바라기'가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별바라기'에 출연한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팬 오민아씨(두 번째).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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