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 "‘갓’ 수식어, 편견 깨고 싶게 만들었다“(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장동민은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과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 두 시즌 우승이라는 성과를 통해 포기하지 않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에겐 어떤 보상이 따르는지를 증명했다.

그의 무기는 생활 속에서 익힌 경험과 센스였고, 명문대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을 깨며 이 시대 편견과 맞서 살아가는 성인들을 위무했다. “개그맨들이 높게 평가되면 좋겠다”는 우승소감은 많은 이들에게 보상 받는 느낌을 줬다.

“인터넷에 나와 다른 출연자들의 스펙을 비교하는 글들이 많았다. 장동민이 낄 자리가 아니라는 글을 봤을 때 그리고 내 이름 앞에 ‘갓’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을 때 편견을 깨보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게 됐다. 내가 아닌 다른 개그맨 누가 나와도 우승했을 것이다”

장동민이 개그맨이라서 상대가 안 될 거라는 편견은 오직 우승만이 보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우승을 못하면 본전은 건져도 중간 탈락은 망신이란 생각이었다"는 장동민의 말은 그래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됐다. 그의 우승은 스타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카이스트와 서울대, 하버드대 등 명문대 출신 출연자들의 사이에서 일군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대단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을 다 제치고 우승을 하다니, 나도 열심히 살아야 겠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앞장서서 잘 하고 싶었다. 똑똑한 사람들 모두 제쳤다는 기쁨보다, 그 편견을 깰 수 있는 첫 주자가 돼서 기뻤던 거다"

장동민은 매 게임에서 천재라 불리는 이들을 압도하며 게임을 지배했고, 활약을 기대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놀라움을 안겼다. 플레이어들이 주저할 때, 장동민은 주도해 나갔다. 생활 속에서 맞닥뜨린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대학시절 MT에 가면 마피아 게임 같은 거 많이 하지 않나. 유상무 유세윤과도 많이 했다. 그래서 누구한테든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시즌3에서 나온 그런 종류의 게임은 내가 쥐락펴락 했다. 게임을 많이 안 해 본 사람들은 표정 변화 등 티가 다 난다"

물론 위기 상황도 있었다. 장동민은 오현민과의 TOP3 데스매치를 언급하며 과거 군 시절 경험담까지 털어놨다. “내가 3사단 백골부대 출신이다. 2만 명 중 일부러 져서 2등을 한 실력이다. 내 자신이 실력을 알기에 자신이 있었는데 져서 충격을 좀 받았다. 현민이가 바둑 2급이더라”(웃음)

장동민은 언제든지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관문도 척척 넘어설 수 있었다. 데이터와 숫자에만 의존해 플레이를 했던 김경훈과는 대조되는 행보였다. 이것이 노력형과 천재형, 우승자와 준우승의 차이인 것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는 누가 대신 판달 할 수 없는 일이다. 더 강한 상대가 나오면 내가 노력하는 게 맞다. 시즌3에서 유수진 선배가 ‘싱싱한 뇌랑 술 담배에 절어 있는 뇌가 부딪히면 이길 수 있겠느냐”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생각까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결국 내가 보여줬다"

[장동민. 사진 = 코엔스타즈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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