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아이돌 그룹 엠블랙 승호가 뮤지컬로 관객들을 만난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아이돌, 벌써 8년차가 됐다. 엠블랙은 5인조에서 3인조가 됐고, 멤버들은 가수 외에 다른 영역에 도전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앞서 이준, 천둥이 엠블랙에서 탈퇴하고 지오, 미르가 입대하면서 현재 승호는 홀로 남겨진 상태. 그간 바쁜 활동을 이어온 그는 휴식을 즐겼고, 본인 역시 입대를 앞둔 만큼 남은 시간 원래 꿈이었던 연기에 다시 도전해보려 한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이하 ‘사비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형제애라는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단 세 명의 배역이 만들어내는 작품으로 극중 승호는 동생 동현 역을 맡았다.
승호는 “힘듭니다. 그런데 재미가 있습니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2012년 일본 도쿄 및 오사카에서 열린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2014년 뮤지컬 ‘문나이트’에 출연했지만 ‘사비타’처럼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을 해본 적이 없어 모든 것이 새롭다.
“가수를 하면서 쌓아왔던 벽들이 확실히 있어요. 연습 하면서 그걸 깨고 있죠. 제가 해야 될 일인데 힘들어요. 그래도 그게 조금씩 개질 때마다 즐거움도 느끼고 재미도 느껴요. 사실 엠블랙일는 그룹이 멋있는 척 하는 그룹이잖아요.(웃음) 항상 강한 퍼포먼스 위주의 화려한 것만 해오다 보니까 그런 게 몸에 밴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나 가수로서의 만들어진 모습들이 이미 좀 세뇌가 돼있죠. 머릿랑 마음은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미 몸에서 막고 있는 것들이 힘들었어요. 1, 2년만 해도 사람 몸에 배는데 무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수를 한결같이 해왔으니 뭐랄까.. 허세가 몸에 뱄죠.(웃음)”
몸에 밴 것들을 깨는 과정은 승호 스스로 해내야 할 일이었다. 그간 뮤지컬 제안이 와도 고사했던 것은 아직 자신의 벽을 깨지 못한 자신이 작품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이젠 다르다. 입대 전 휴식을 반납하고서라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벽을 깨고 싶다.
그는 “그간 가수 활동으로 지쳐 있었기 때문에 그냥 쉬고 싶었다. 군대 다녀와서 정상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었다”면서도 “하지만 공연을 보니 하고 싶었던 장르였고 대본을 보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전병욱 형이 ‘사비타’를 추천해주셨는데 사실 저는 연기 전공이에요. 우연히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되고 7년간 가수 활동을 하게 됐어요. 인생이 달라졌죠. 그간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꼭 하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뮤지컬에 대한 부담이 있지는 않았어요. 크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연습한 적도 없고요. 다행인건 워낙 잘 하는 선배팀들과 좋은 팀들로 구성이 돼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거예요. 처음엔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잘 맞춰가면 재밌게 잘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지고 있어요.”
승호는 “그 전에는 생각만 하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결국 되는 건 없었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지금에서야 생겼다”며 현재 멤버들의 군입대로 엠블랙 활동이 어려운 이 때, 자신의 영역을 다지기 위한 발걸음을 떼면서 더 단단해지고 싶다고 했다.
승호가 단단해지기 위해 첫 걸음을 뗀 ‘사비타’는 승호에게 많은 것들을 주고 있다. 다행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연습하고 있고 인물 분석 역시 많은 배움을 준다.
“최근에 영화 촬영을 했는데 연차를 떠나서 현장에 왔을 때 신인 배우로 봐주셨어요. 뮤지컬도 마찬가지로 막내 뮤지컬배우로 봐주시죠. 거기에 들어갔을 때 그렇게 생각해주면 편하다고 생각한다. ‘직업이 이런데 왜 아무것도 안 해주지?’ 이런 생각을 갖는 순간 자기가 더 힘들 거예요.”
승호가 ‘사비타’에 더 애정을 느끼는 것은 동현 역이 자신이 가수가 되고 꾸며지기 전, 철없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 그는 “역할 이미지나 상황이 크게 똑같진 않지만 그래도 공감이 될 수 있을 만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연습을 하면서 인물 분석도 차차 바뀌고 있어요. 마냥 강하고 투박하고 센 친구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친구더라고요. 자기 혼자만 세다고 엇나간 것일 뿐이지 이 친구가 원래 깡패 같은 기질을 가진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비타’는 연습하면 할수록 부담없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시간 100분. 오는 11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양예술극장 2관.
[MD인터뷰②]에 계속
[승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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