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형 감독 믿음 야구의 결말이 궁금하다.
두산은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이후 2~4차전 패배. 잔여 3경기를 모두 잡아야 대역전 우승을 달성한다. 하지만, 시리즈 흐름은 KIA로 확 기운 상태다. 어떻게든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마운드가 KIA에 크게 밀린 건 아니다. 3차전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흔들렸지만, 장원준과 유희관은 제 몫을 했다. 불펜 투수들도 실점했지만,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현 시점서 마운드 운용의 틀을 바꿔 시리즈 분위기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타선이 터져야 한다. 2차전서 양현종에게 완봉패를 당한 뒤 3~4차전서 차갑게 식었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에 비해 무게감이 약간 떨어지는 팻딘, 임기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KIA 불펜 투수들도 의외로 공략하지 못한다. 대부분 주축 타자가 변화구 유인구에 방망이를 쉽게 내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특유의 믿음 야구를 보여준다. 타순 변화가 거의 없다. 양의지를 2차전부터 선발 포수로 내보냈다. 김재호도 2차전부터 선발 유격수로 내보냈다. 닉 에반스 역시 7~8번에 고정했다. 4차전 변화는 허경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뒤 최주환을 내보낸 게 전부였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재호와 양의지는 4차전까지 9타수 무안타, 1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양의지는 2차전서 결정적인 수비 실수를 범했고, 김재호도 3차전 7회초 2사 1,2루서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놓쳤다.
다른 타자들의 부진도 심각하다. 플레이오프서 감각이 좋았던 김재환과 오재일의 페이스는 많이 떨어졌다. 18타수 4안타 타율 0.267, 17타수 4안타 타율 0.250. 박건우 0.267, 최주환 0.250, 허경민 0.200, 오재원 0.154다.
16타수 7안타 타율 0.438의 톱타자 민병헌이 외롭게 분투 중이다. 그러나 앞, 뒤에서 받쳐주지 못하면서 타점 없이 득점만 2개다. 에반스가 3차전 솔로포, 4차전 적시타 한 방 등 10타수 3안타 타율 0.300으로 분전 중이지만, 임팩트는 크지 않다.
김 감독은 4차전 직전 "이 선수들로 끝까지 가야 한다"라고 했다. 일리가 있다. 결국 주축 멤버들의 타격감이 극적으로 돌아오는 게 최상이다. 하지만, 벼랑 끝이다. 믿음만 보내다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
타순을 좀 더 큰 폭으로 조정하거나 위축된 양의지, 김재호의 기용방법에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잘 맞는 민병헌을 클린업트리오에 배치하거나 공수에서 위축된 양의지, 김재호 대신 박세혁, 류지혁의 선발 기용도 고려해 볼만하다. 에반스의 타순을 올려볼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실리주의자다. 기본적으로 고정된 틀을 선호하고, 구성원에게 믿음을 보낸다. 한편으로 개개인의 컨디션, 주변환경에 따라 적절한 변화를 주는데 인색하지 않은 편이다. 유연성이 좋은 지도자다. 김 감독의 5차전 선택이 중요하다.
[김태형 감독(위),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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