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故 홍기선 감독이'1급기밀'을 터뜨리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1급기밀'은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이태원 살인사건' '선택'에 이은 사회고발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지난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사건과 2009년 MBC 'PD수첩'의 김영수 해군 소령 방산비리 폭로 보도에서 모티브를 얻은 범죄 실화극이다.
영화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한다. 항공부품구매과 중령 박대익(김상경)은 공군 파일럿 대위 강영우(정일우)로부터 전투기 부품 공급에 관한 제보를 받은 뒤 위험을 무릅쓰고 국가가 숨긴 1급기밀을 폭로하기 위해 나선다. 탐사보도 전문 기자 김정숙(김옥빈)과 함께 적폐 청산에 힘쓴다는 내용이다.
'방산비리'라는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을 자극한다. 어느 집단에서나 생길 수 있는 개인의 신념과의 충돌, 박대익의 고뇌 속에 관객들을 함께 몰아넣으며 감정이입을 끌어올린다. 야전군 출신의 박대익 앞에 열린 쾌속 승진의 길.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에 입성하자마자 중령으로 진급하게 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또한 박대익 그리고 비리의 희생자 또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누군가의 가족,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박대익의 용기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특히 영화는 멀게만 느껴졌던 방산비리 문제가 바로 내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시사하며 관심과 경각심을 높인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방산비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다. 6.25 전쟁 당시 국민방위군 사건부터 2014년 통영함 성능 문제, 2017년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원가 부풀리기까지 되풀이 되고 있다. 김영수 전 해군 소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척결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메시지를 선사하는 동시에 영화적 재미까지 갖췄다. 화려한 액션, 추격전을 대신할 만큼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등이 미친 열연을 펼쳤다.
섬세한 심리 묘사를 그리며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김상경은 청렴하고 모범적인 군인으로 완벽 변신, 국가가 봉인한 검은 비리의 실체를 목격하였을 때 겪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옥빈은 베테랑 기자 김정숙으로 분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특히 이들 모두 실제 사건의 당사자인 김영수 전 해군 소령, 보도를 맡았던 MBC 'PD수첩' PD 최승호(현 MBC 사장)을 직접 만나 캐릭터를 연구해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각기 다른 세 악역의 등장도 인상적. 언론과 기업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권력의 핵심적인 인물 군수본부 외자부장 천장군(최무성), 천장군의 오른팔 남선호(최귀화) 대령 항공부품구매과 실세 황주임(김병철) 등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투기 추락 사건을 조작하는 데 앞장 선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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