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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원진아라는 배우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영화판에서는 주목 받는 신예였지만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처음. 이런 원진아는 자신의 첫 드라마에서 당당히 주연을 꿰차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원진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어린 시절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를 지닌 하문수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와 드라마의 호흡이 분명 다름에도, 처음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호연을 펼쳤다.
드라마 종영 후 마이데일리와 만난 원진아는 “서울에 오니까 부산에서의 시간들이 꿈같다”고 털어놨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약 5개월 동안 부산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서울의 집에 짐을 푸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고.
“촬영이 끝나니 씁쓸했어요.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마지막 촬영 시간표가 나오잖아요. 누구누구 마지막 촬영이라고 쓰여 있는데, 받자마자 느낌이 이상했어요. 언제 끝나나 했는데 벌써 끝나다니… 서운하고 울컥했죠.”
원진아는 오디션을 통해 하문수 역으로 캐스팅 됐다. 첫 드라마로 주연을 꿰찬 신예, 그것도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신인의 등장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 원진아는 120대 1의 경쟁률이 언급되자 “숫자로 보면 커 보인다”며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어느 오디션이나 그런 것 같아요. 제가 120명 중 연기를 뛰어나게 잘 해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의 배우가 연기를 아무리 잘한다해도 그 인물과 매치가 안 되잖아요.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이미지가 있어 그 시기의 절 봐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도 ‘너와 문수가 닮아 있는 지점을 봤고, 그래서 캐스팅을 하는 것’이라고 하셨고요.”
하지만 파격 캐스팅은 부담으로 다가오기 충분할 터였다. 첫 방송 전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기다려 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원진아라는 배우, 파격 캐스팅을 가능케 한 그의 연기력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니 말이다.
“부담스럽고, 무섭고, 두렵고, 걱정도 됐어요. 부산에 가기 전 몸이 아프더라고요. 밖에 잘 나가지도 못했고. 갑자기 경련이 와 응급실에 가기도 했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몸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못한다고 말을 해야 하나 고민도 됐어요. 책(대본)도 좋았는데, 선배님들께서 참여한다는 소식들을 전해들을 때마다 제가 민폐가 될까봐 걱정이 됐죠. 내가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가 싶다가도, 작품이 좋으니 못하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그 시기 되게 이중적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 전 연습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에 대해 상의하다 보니 이 흐름에 묻어날 수 있게끔 해주시면 끝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의 선택을 믿었어요. 현장에 갔을 때도 제가 연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셨죠. 굉장히 감사했어요.”
또 다른 고민도 있었다. 바로 하문수가 가슴 아픈 사고의 피해자라는 것. 더불어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그리고 있었다. 그런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고통을 당하신 분이 존재하고, 지금도 그런 고통을 당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혹시나 그 분들의 아픔을 건드릴 수도 있잖아요. 억지스럽게, 너무 신파로 가거나 가볍게 그렸으면 위험할 수 있었는데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담담했죠. 하문수는 상처를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라 살아가며 트라우마가 나타나는 인물이라 어거지로 연기할 필요가 없었어요.”
때문에 원진아는 다양한 아픔, 슬픔을 획일화 하거나 특정인을 생각하며 연기하기 보다는 대본 속에 그려진 하문수 그 자체에 집중했다. 덕분에 털털하고 밝은 성격의 원진아가 실제 하문수의 성격이 아닌지 착각하게 만들었다.
“문수 같을 줄 알았는데 다르다고 말씀하시면 좋더라고요. 몰입도가 높아야 하는 작품인데 처음 보는 사람이 ‘문수예요’라고 하니까 문수 그 자체로 봐주신 것 같아요.”
원진아는 곧 하문수와 180도 다른 인물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돈’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등이 출연하는 ‘돈’에서 뛰어난 능력에 완벽한 미모까지 갖춘 주식 브로커 박시은으로 분해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개봉할 영화가 있기도 하지만, 안 해본 역할들이 너무 많아요. 조금은 빨리 새로운 작품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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