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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87년생 중국 하이난성 출신 페이는 걸그룹 미쓰에이(수지 민 지아 페이)로 지난 2010년 한국에서 데뷔했다.
중국에서 전통무용을 전공했고 지난 2006년말 오디션을 통해 박진영이 수장으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로 캐스팅, 이후 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한국의 대표 아이돌 걸그룹 멤버로 3년간을 정신없이 달렸다.
페이는 지난해 말에도 ‘남자없이 잘 살아’로 미쓰에이로서 활발히 활동을 펼쳤고, 올해 초에는 케이블채널 올리브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와 MBC 댄스서바이벌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3’를 통해 수준급의 요리와 댄스 스포츠 실력을 선보이며 한국 데뷔 후 가장 활발히 개별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국 생활 7년차에 접어든 페이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아이돌로 산다는 것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제 제법 자신과 같은 외국인 동료도 부쩍 늘었다는 페이는 의사소통에도 거의 지장이 없을 만큼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유창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한국어는 데뷔하고 나서 급격히 늘었다. 아무래도 한국인 멤버 수지, 민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변이 온통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기본적인 것은 공부를 했지만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레 늘었던 것 같다. 또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빨리 배운 비결이었다. 수지가 워낙 줄임말을 많이 써서 줄임말도 많이 안다. 하지만 존댓말을 써야할 때는 아직도 어렵다. 편하게 반말을 하면 더 말도 잘할 수 있다.”
현재 미쓰에이 외에도 슈퍼주니어M, 에프엑스, 2PM, 테이스티, EXO-M, 피에스타, 스카프 등등 많은 다국적 그룹들이 생겨났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동 중인 외국인 아이돌 중 누가 가장 한국어를 잘하느냐고 묻자, 페이는 “최근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주니어M의 헨리랑도 친해지고 에프엑스 엠버도 친하고 테이스티의 쌍둥이들과도 친하고 친한 멤버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는 테이스티의 대룡과 소룡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조선족이어서 그런가 어렸을 때부터 영향을 받은 듯 싶다”고 손꼽았다.
반면 한국어 공부가 더 필요한 멤버로는 대만계 미국인 에프엑스의 엠버를 꼽았다. “우리 엠버는 아직 많이 배워야할 것 같긴 하다. 하하. 하지만 정말 성격이 좋고 주위에 친구들도 참 많더라.”
이어 한국에서 현재까지 가장 성공한 외국인 아이돌로는 중국 칭다오 출신 에프엑스의 빅토리아와 태국 출신인 2PM의 닉쿤을 선택했다. MBC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인지도를 많이 높인 것도 주효했고 각각 속한 그룹의 입지 면에서나 개인의 인기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페이의 고향에서는 한국에서 데뷔해 활동을 펼치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다. 고향에서는 제가 한국에서 뭐하는지도 몰랐고 가수라는 것에 감이 잘 안 왔던 것 같다. 외국가수나 K팝에 대해서는 어린 친구들만 극소수로 좋아했지 일반 대중들에게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은 원더걸스의 ‘노바디’부터 최근 싸이 선배 때문에 K팝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 있다. 고향분들도 그래서 지금은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페이는 언제부터 가수를 꿈꿨을 까? 왜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데뷔 했는 지를 묻자 그는 중국은 워낙 대륙도 넓고 인구도 많아서 가수로 데뷔하기가 쉽지 않고 성공에 대한 보장도 낮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또 한국의 아이돌 양성 시스템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았다고 했다.
“가수를 꼭 꿈꿨던 건 아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노래를 잘하셔서 그런 흥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고 저만의 노래가 한 곡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수를 할 수 있을 거란 자체를 생각은 못했다. 그러다 오디션에 합격에 연습생 생활을 하고 노래와 춤을 배우면서 꿈이 점점 커졌다. 지금은 미쓰에이가 더 성장하고 고향인 중국에 인지도도 더 높이고 K팝도 더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국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 페이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주저없이 연습생으로 있던 3년을 꼽았다.
그는 “내가 얼마큼 해야 데뷔할 수 있는지, 내가 얼마나 잘해야 한국에서 데뷔해 정말 잘 할 수 있는지 답이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연습하는 과정이 참 힘들었다. 그걸 그래도 견뎌서 지금의 위치까지 왔지만 못참고 그만두는 친구들도 정말 많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데뷔 후 많이 늘긴 했어도 아무래도 한국어 실력이 완벽하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한국 사람처럼 잘하면 더 내게도 기회가 많았을 텐데.. 언어의 제약으로 좋은 기회들을 놓쳐서 그 부분은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활동 비자를 연장해야 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과거에 비해 매우 간소화되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연예계 활동도 더 용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페이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얘기했다. “언어의 제약으로, 또 저를 잘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활동을 하면서 거의 말을 안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제가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에는 저란 사람이 누군지 많이 알리고 싶다. 무대 위 카리스마 적인 면만 부각됐는데 사실 저도 되게 여리고 다른 면이 많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꿈꿔온 것인데 먼훗날 한국에서 중국 식당을, 중국에서 한국 식당을 내서 각 나라에 가장 맛있는 중국 요리, 한국 요리를 소개해주고 싶다.”
[미쓰에이 페이, 미쓰에이-테이스티-빅토리아와 닉쿤-엠버(가운데 위에서 시계방향).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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