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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이 사람으로 말씀 드리자면 말이야’, ‘Ah Ah Ah Ah~ I’m a mother father gentleman’
국제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가사 일부다. 그런데 이 가사가 듣고 또 들어도 도무지 의미를알 수 없다. 아니 노래방에서 조차 자막을 보고 노래를 부르기에 아무 생각 없이 음원 제공사에서 서비스 하는 가사를 보면서 "이거 무슨 의미야?"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악계는 지나치게 세계화를 추구하다 보니 알 수 없는 의미가 이어지지 않는 ‘멋쟁이’ 영어가사와 의미 없이 반복되는 ‘후크송’이 대세다.
하지만 가깝게는 전작 ‘강남스타일’에서 허세만 부리는 요즘 세태를 욕하고 ‘챔피언’으로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줬던 ‘무늬만 B급가수’ 싸이가 이런 어설픈 가사를 들고 나오다니 실망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런데 ‘젠틀맨’을 들어본 한 해외 네티즌의 “정말 야한 노래다”라는 글이 ‘발상의 전환’을 하게 만들었다. ‘나름 유학파인 싸이는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 ‘싸이의 신곡은 월드와이드 론칭을 위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한국어 가사’라는 점을 뒤집고 외국 사람들이 들었을 때로 관점을 전환해 봤다.
실제로 ‘강남스타일’의 경우 어설픈 한국어 발음 그대로 수 많은 패러디가 나오지 않았나? 심지어 폴란드에서 활동 중인 데스메틀 그룹까지 ‘강남스타일’ 패러디를 만들어 냈을 정도다.
한국어라는 점을 버리고 그냥 들리는 그대로 ‘젠틀맨’들을 들어봤다. 간단했다. 발음이 명확한 싸이는 ‘말이야’를 마치 ‘마리아’처럼 부른다. 외국에서 흔한 여성의 이름 중 하나다.
‘마더파더’ 또한 흔한 외국욕인 ‘mother fXXker’로 바꿀 수 있다. 이 욕은 ‘인간말종’, ‘후레자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또, ‘까리해’와 ‘Party 해’ 또한 ‘Hey’로 들을 수 있다. 이 처럼 몇몇 부분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생각한다면 ‘젠틀맨’은 클럽에서 만난 마리아 라는 여성에 대한 노골적이고 저속한 멘트를 던지면서 작업을 하는 ‘신사’(?)의 노래다. 혹은 한 여성을 보고 음흉한 상상을 하는 신사의 노래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신사가 소위 말해 인간말종 신사인 것 이다.
일렉트로닉 장르의 흥겨운 음악으로 누가 들어도 클럽 음악인 싸이의 ‘젠틀맨’은 그 음악에 딱 맞는 최고의 가사를 입힌 셈이다. 국내에서 이런 가사를 담은 노래가 나왔다면 바로 여성가족부의 항의를 받고 발매조차 불가능 했을 그런 곡인 셈이다.
싸이 매니저 황규완 실장 또한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일부 동의했다. 황 실장은 “(‘젠틀맨’의) 가사의 의미에 대해서는 확답을 드릴 수 없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황 실장은 “이번 노래의 경우 의미 없는 후크송이 아니다. 싸이가 데뷔 후 10년간 활동을 하면서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하고 쓴 가사다”고 밝혔다.
음악과 가사는 그 분위기가 일치해야 히트곡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본을 요즘 노래는 잊은 경우가 많다. ‘국제가수’ 싸이의 ‘젠틀맨’은 가사 관련해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관점을 다르게 본다면 싸이의 ‘젠틀맨’은 극도의 언어유희를 보여준 그야말로 ‘적절한’ 음악과 가사의 매칭을 보여준 셈이다. 그야말로 싸이의 기발함이 가미된 아주 발칙한 곡이다.
[싸이 ‘젠틀맨’.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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