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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임주은이 원래 이렇게 예뻤던가.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 이하 ‘상속자들’) 속 임주은의 얼굴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다. 큼지막한 이목구비에 새하얀 피부, ‘상속자들’에서 임주은이 등장할 때면 갑자기 조명이 더 켜진 것처럼 주변이 한층 환해지는 느낌이다.
“전현주 캐릭터, 성숙한 느낌 때문에 끌렸어요”
임주은은 ‘상속자들’에서 제국고등학교 선생님 전현주 역을 맡았다. 현주는 제국그룹의 후원을 받고 자란 인물로 강단 있고 똑똑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이성적이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는 제국그룹의 후계자 김원(최진혁)과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맨스에 홀로 가슴앓이를 했다. 최근 인터뷰 차 만난 임주은 역시 현주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놓는 임주은은 극중 현주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제 원래 성격이 이렇게까지 여성스럽지는 않아요. 그래서 현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우려도 있었고요. 사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의 느낌 자체가 굉장히 다양했거든요. 드라마 ‘혼’에서도 그랬고 ‘왓츠업’이나 ‘난폭한 로맨스’에서도 그랬고. 그래서 현주라는 캐릭터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단순하지 않고 더 성숙한 느낌도 있었으니까, 그런 게 좋았어요.”
임주은의 말처럼 ‘상속자들’의 전현주는 그동안의 임주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변신이었다. 그는 MBC 드라마 ‘혼’에선 귀신에 빙의되는 여고생을, 종합편성채널 MBN ‘왓츠업’에서는 보이시한 뮤지컬학과 학생을, KBS 2TV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책을 통해 잡다한 지식을 꿰고 있는 백수 역할을 맡았다.
그렇게 현실 속에서 흔히 볼 수 없을 것 같던 4차원 소녀가 갑자기 사랑에 빠진 청순가련한 여인으로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아직 교복을 입어도 될 것 같은 앳된 얼굴에 선생님 역할이라니 어울릴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캐릭터 나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고.
“사실 현주라는 캐릭터의 극중 나이가 딱 제 또래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런 부분에서는 별로 문제를 못 느꼈어요. 다만 걱정이 있다면 아시다시피 학생 역할로 나오시는 분들이 나이가 꽤 있잖아요. 그래서 저랑 차이가 별로 나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죠. 그래도 생각보다 그런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초반에 나왔던 캐스팅 우려를 임주은은 연기력과 분위기만으로 극복해냈다. 배우 최진혁, 강하늘과 함께 나왔던 신들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들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을 양산해낼 정도로 강렬하게 남았기 때문이다. 차갑고 냉정하지만 자기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김원이나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하남 이효신(강하늘),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전현주의 삼각로맨스는 주인공인 김탄(이민호), 차은상(박신혜), 최영도(김우빈)만큼이나 아련하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실제로 임주은과 두 남자의 호흡은 어땠을까.
“하늘이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됐는데 이미 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편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그렇게 됐어요. 진혁 오빠는 또래 배우들이 다들 어린데 제일 오빠다 보니까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한 번은 ‘상속자들’ 배우들끼리 다 같이 함께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분위기 메이커가 진혁 오빠였어요. 제일 오빠니까 굉장히 조용하실 줄 알았는데 장난기도 많으시고 먼저 분위기를 주도하시더라고요. (웃음)”
“김우빈, 조용하고 시크할 줄 알았는데 정말 착한 사람”
이밖에도 임주은은 함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 대해 이런 저런 면을 풀어놨다. 특히 요즘 ‘대세’라 불리는 두 남자배우, 이민호와 김우빈에 대해서는 “둘 다 정말 착한 것 같아요”라고 칭찬했다. 특히 그는 극중 난폭할 정도로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최영도 역의 김우빈에 대해서는 “우빈이는 정말 느낌 자체가 선해요”라며 다소 반전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민호는 개구쟁이 같은 면도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빈이는 조용하고 그래요. 처음에는 너무 조용해서 시크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나고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게 장난을 많이 치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장난을 칠 때도 느낌 자체가 굉장히 선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 우빈이가 영도 역을 연기하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요.”
임주은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신나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전에는 작품을 하면 기분이 들떠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캐릭터 자체에 어두운 부분이 많아 어려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고 감정적으로 담고 있는 것도 많은데 드라마의 전개 상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어 감정의 폭을 조절하기도 어려웠다고.
“가끔씩 연기할 때 순간에 확 빠져들어서 정리가 안 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분량이 많지 않은 사이에서 (감정을) 정리하기가 힘들었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부드럽게 갔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오히려 처음에 심각하게 하면 나중에 밋밋해 보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문제점들이 느껴졌죠. 그래서 그런지 저는 18회에 나왔던 원이와 현주의 대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현주가 그렇게 편하게 대화를 했다는 느낌은 처음인 것 같아서.”“‘상속자들’ 결말? X맨 있는 것 같아요”
임주은은 ‘상속자들’의 결말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종영을 2회 앞둔 상황이라 결말에 대해 이런 저런 추측들이 오고가고 있지만 배우들은 정작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었다. 대신에 그는 “현장에 X맨이 한 명씩 있는 것 같아요. 스포일러라면서 거짓 정보를 날리는. (웃음) 저희가 내용이 유출될까봐 초반부터 신경을 쓰고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임주은이 바라는 ‘상속자들’의 결말은 무엇일까. 그는 현주의 마지막에 대해 “여러 명에게 사랑받고 끝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아요. 한 명에게 사랑받고 끝나는 게 제가 기대하는 바예요”라고 말했다.
“현주랑 원이를 ‘소금커플’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를 보면 짠내가 난다고. (웃음) 팬들이 계속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둘을 볼 때 애틋한 마음으로. 짧은 분량이지만 그래도 신 하나하나가 가슴 아픈 장면들로 남을 것 같거든요. 저도 원이랑 현주가 잘 되길 바래요.”
[배우 임주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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