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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배우 홍인영이라는 이름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공대 아름이'라는 닉네임을 붙이면 절로 "아~"라는 탄성이 나온다. 홍인영은 올해로 데뷔 13년차를 자랑하는 '중고 신인'이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인 배우로 활동한 것은 2009년부터다. 2001년 가수 이승환의 '잘못'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홍인영을 사실상 스타로 만들어 준 것은 다름아닌 한 이동통신사의 CF였다. '아름이'를 외쳐대는 공대 남학생들의 틈바구니 속 돋보이는 미모를 과시하며 나타난 '아름이'는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여신'이었다.
홍인영은 미모만큼이나 이력 역시 화려했다. 2005년 미스 아시아 선발대회에서 2위를 수상한 홍인영은 이후 홍콩 연예계에 진출해 CF모델로 활동했다. 또 중국 텐진방송의 20부작 '은색년화'에서 주인공 장나라의 언니 역을 맡아 연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KBS 2TV '천추태후'(2009), SBS '당돌한 여자'(2010), KBS 1TV '근초고왕'(2011), KBS 1TV '대왕의 꿈'(2013), tvN '갑동이'(2014)에 출연하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홍인영은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TV소설 일편단심 민들레'에 주연 자리를 꿰차며 본격적인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60~70년대 제분 회사를 배경으로 두 자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가족 드라마 '일편단심 민들레'는 방송 후 연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막장 드라마'로 불리며 자극적인 소재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드라마 시장에서 '청정지역'으로 일컬어지며 'TV소설'만의 영역을 구축한 데 따른 것이다. 홍인영은 이 드라마에서 신세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극중 유일한 악역이기도 한 신세영은 이기적인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알고보면 내면에 외로움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홍인영은 그런 신세영에 대해 "원래 그렇게 나쁜 친구는 아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세영이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아원에 들어가요. 원래는 부족할 것 없는 집안이었기 때문에 고아원 자체가 싫었던 거죠. 그래서 세영에게 트라우마 같은 게 생겨요. 성장하면서 점차 자신의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하죠. 나중에는 신태오(윤선우)를 좋아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점점 사건이 발생해요. 또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기도 해요. 사실 저도 이런 본격적인 악역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독하게 마음먹고 해보려고요."
주연도, 악역도 처음이었지만 다행히 함께 연기하는 선배 연기자들과는 전작에서 만난 적이 있어 현장은 늘 화기애애하다. 홍인영은 "전에 사극에 같이 출연하셨던 분들을 이번 작품에서 다시 뵙게 돼 정말 반가웠다"며 "특히 새 아빠로 나오시는 최재성 선배님과는 벌써 3번째 만남이다"라고 말했다. 또 배우 김가은 윤선우 전승빈 등 다른 주연 배우들 역시 또래이기에 벌써 친해졌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홍인영은 "서로 문자도 하고 고민도 얘기하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외모만 보면 홍인영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도도한 아우라를 풍긴다. 그러나 홍인영은 스스로 "털털한 편이다. 그리 깐깐한 것도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실제 인터뷰 내내 홍인영에게서 그 어떤 내숭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쾌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였다. 홍인영은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다. 그리고 겉보기와 많이 다르다"고 자신했다.
"사람들이 저를 보면 되게 도도할 것 같다고 하세요. 많이들 그렇게 보시더라고요. 제 얼굴이 도시적으로 생겼다나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가식과 내숭을 정말 싫어해요. 그래서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저를 정말 편하게 생각해 주시죠. 또 그래야 다른 분들도 편하게 다가올 수 있고요 "
홍인영이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길거리 캐스팅'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미모를 자랑한 덕분이다. 그렇게 자주 데뷔 제안을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자로의 진로를 생각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워 지금까지 오게 됐다. 공백도 있었고, CF로 반짝 스타가 된 이후에도 좀처럼 이렇다할 작품 출연 기회도 없었지만, 홍인영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연기자가 된 걸 후회한 적도, 다른 일을 생각한 적도 없었다.
"일이 안 잡히고 공백기간이 있을 때는 혼자서 외롭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더라고요. 저에게 나름 계획이 있는데, 만약 제가 결혼한다고 해도 저는 계속 연기를 할 거예요. 할 수 있다면 평생이요. 전 아직도 제가 드라마에 나온다는 사실이 신기해요. 드라마 타이틀에 제 얼굴과 이름이 나온 걸 보고 감동했죠. 그제서야 제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실감나더라고요. '일편단심 민들레'는 정말 잘하고 싶어요. 잘됐으면 좋겠고요.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작품이에요."
[배우 홍인영.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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