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김태균이 생각보다 센스가 있어. 공 처리하는 감도 좋고."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배트를 들었다. 죽음의 내야 펑고가 시작됐다. 24일 주인공은 김태균과 김회성이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던진 "김태균은 서드(3루)에서 반 죽었다"는 말을 실천에 옮긴 김 감독이다.
한화의 1차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일본 고치 시영구장 보조운동장. 김태균과 김회성이 3루에서 펑고를 받고 있었다. 김 감독의 펑고는 낮고 빠르게 김태균과 김회성의 왼쪽을 향했다. 다이빙 캐치 없이는 잡아내기 불가능한 타구가 대부분이었다. 둘의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된 건 당연지사. 김태균은 반대편서 번트 훈련을 하던 정근우에게 "정근우 뭐하냐, 이리 와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무려 공 2박스, 500구였다. 할당량이 1인당 한 박스였던 셈이다. 선수들이 잠시 주저앉는다 싶으면 "일어나"라는 김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김회성은 공 하나하나에 소리를 지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펑고 2박스를 받은 둘들은 그야말로 초주검이 됐다. 보조구장 바깥쪽에서 홍보 영상을 만들며 춤을 추던 한 사회인 축구팀의 모습과 대조됐다. 번트 훈련을 마친 정근우와 조인성이 다가오자 김 감독은 "더 할까?"라고 묻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훈련 직후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뭐가 힘든가. 이제 몸이 좀 풀렸다. 김태균도 펑고 받을 때가 됐다"며 웃었다.
아울러 김태균의 수비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취임 당시 "김태균이 33살(당시 한국 나이)인데 20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당분간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다"고 말했다. '완전체 김태균'을 만들겠다는 의지 표현. 이날 김태균은 빠르고 강한 타구를 수차례 글러브에 넣었고, 1루 송구도 비교적 정확했다. 당장 3루수로 써도 손색없어 보였다. 김 감독은 "김태균이 생각보다 센스가 있다. 볼 처리하는 감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함께 훈련을 소화한 김회성도 김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특별 관리하는 애제자. 앞선 라이브배팅 훈련 직후에도 김회성을 따로 불러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했다. 이에 김 감독은 "김회성도 풋워크가 많이 좋아졌다. 공이 익숙해져야 한다"며 "라이브배팅 후에는 던지는 방법을 조언해줬다. 더 부드러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회성은 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타격감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선수들의 의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쭉 김 감독과 함께하는 펑고 훈련이 이어진다. 휴식일인 25일 바로 다음날(26일)은 정근우 차례다. 김 감독은 "모레는 정근우"라며 웃어 보였다.
[김태균(오른쪽)과 김회성이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김성근 감독이 김태균에게 펑고를 쳐주고 있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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