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월드컵보다 더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 [MD리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 해전 용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한다. '연평해전'은 바로 그런 영화다.

'연평해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투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정장 윤영하 대위를 비롯해 헌신적인 조타장 한상국 하사, 따뜻한 배려심을 지닌 의무병 박동혁 상병까지, 군인이기전에 우리의 아들, 친구, 가족이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故 윤영하 대위 역에는 김무열, 故 한상국 하사 역은 진구, 의무병 故 박동혁 상병 역에는 이현우가 각각 맡아 열연을 펼쳤다.

대한민국과 터키의 월드컵 3, 4위전이 열리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에서 북한의 등산곶 684호가 대한민국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 공격해 해상 전투가 발발했다. 영화는 축제와 비극적인 사실을 계속해서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우리가 그당시 몰랐던,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02년 월드컵 3, 4위전은 대한민국이 가장 뜨거웠던 때였다. 모두가 하나가 돼 시청 광장에 나와 소리쳤고 골 하나에도 모르는 사람과 부둥켜안고 즐긴 대국민 축제였다. 하지만 같은 시간 서해 연평도에서는 한여름 축제의 열기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웠던 역사적 이야기가 쓰여졌다.

영화는 윤영하, 한상국, 박동혁 세 사람을 중심으로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가족애를 그리며 시작한다. 군인이기전에 누군가의 아들이자 친구, 가족이었던 이들의 모습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자 행복이다.

러닝타임은 130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연평해전 사건 당시 벌어졌던 30분의 해전을 영화 속에서도 동일한 시간으로 묘사해, 그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을 걱정했던 윤영하, 총에 맞은 몸을 묶어가며 키를 손에서 놓지 않은 한상국, 끝까지 동기들을 보살피며 100여 개의 파편 조각을 몸에 맞은 박동혁의 모습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영웅들의 모습이다.

극중 한상국은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라고 말하며 사람 사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피력했고, 이들을 통솔해야 하는 윤영하는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라며 군인으로서 경각심을 일깨웠다. 결국 이 영화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30분의 강렬한 해상전투 후, 병원 TV에서 흘러나오는 대통령의 월드컵 관람 소식은 치열했던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감독은 그 또한 실제에 입각한 이야기라 말한다. 오는 10일 개봉 예정.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사진 = 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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