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기록에 연연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웠던 기록을 하나씩 깨트리는 쾌감이 얼마나 짜릿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프로야구 막내 kt wiz의 4할 승률 도전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t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25경기를 치른 지난 4월 30일 기준 성적이 3승 22패, 승률은 1할 2푼에 불과했다. 당시 팀 타율(0.217)과 홈런(10), 득점(64), 타점(59), 출루율(0.305) 모두 리그 최하위였다. 의미 없는 계산에 불과했지만 당시 페이스면 kt는 17승(17.28)으로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한 감독은 "kt를 상대로는 3연전 2승 1패를 해도 실패했다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올 시즌 12경기를 남겨둔 현재 성적은 49승 83패(승률 0.371). 지난 5일 NC 다이노스전 10-2 승리로 45승째를 거두며 시즌 100패 걱정을 덜었다. 우려했던 불명예 기록 하나는 없던 일이 됐다. 불명예 기록 걱정을 덜어냈다면 이제는 기록에 도전할 차례다. kt는 남은 12경기에서 9승 3패를 기록하면 58승 86패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이 경우 승률은 4할 3리. 57승 87패면 승률 3할 9푼 6리다. 역대 신생팀 최고 승률을 기록한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52승 71패 3무, 승률 0.425)에는 미치지 못하나 희망 없이 시작했던 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다.
개인성적도 눈여겨볼 만 하다. 김상현(24개), 박경수(21개), 앤디 마르테(20개)까지 3명이 20홈런을 달성했고, 마르테(0.365)와 이대형(0.304)은 규정타석 3할을 유지하고 있다. 오정복-이대형의 테이블세터와 마르테-댄 블랙-김상현-장성우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도 다른 팀에 밀릴 게 없다. 김사연도 1군 첫해 60경기 타율 2할 6푼 9리 7홈런 25타점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요섭(9홈런)은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에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며 업그레이드됐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 셈이다.
마운드에서는 37경기 8승 3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1을 기록한 조무근을 중심으로 홍성용(36경기 2패 9홀드 3.51)과 최원재(33경기 2승 1패 3홀드 3.94)도 한 단계 성장했다. 47경기 7승 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한 장시환의 부상(십자인대 파열)이 옥에 티. 선발진에서는 엄상백(26경기 5승 6패 6.85)과 정성곤(2승 5패 7.78), 정대현(27경기 5승 10패 5.49)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한 김재윤(37경기 1승 2패 6홀드 4.02)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kt는 18일과 19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20~21일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2연전을 치른다. 이후 삼성(3경기), 두산(2경기), 넥센, SK, 롯데, 한화와 한 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올해 절대 열세였던 삼성(3승 10패), 두산(3승 11패)과 5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만큼 부담없이 임하다 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전날(17일) 5강 경쟁 중인 KIA 타이거즈를 잡은 것도 선수들에겐 큰 자신감이다.
조 감독은 "승리도 좋지만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오늘 못해도 내일 하면 된다'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우왕좌왕하던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팀'을 만들었다. 이제 남은 목표는 4할 승률이다.
[kt wiz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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