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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내년이 벌써 20주년이네요.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까 20주년인 것도 잊고 살았어요.”
양방언은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그만큼 뒤돌아볼 새도 없이 전력 질주했다.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는 아들이 전문직에 종사하길 원했다. 그래야 차별을 덜 받기 때문이다. 양방언은 음악가를 꿈꿨지만,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도쿄의대에 들어갔다. 의대 재학 중에도 밴드 활동을 했다. 일본의사고시에 합격하고 1년 동안 의사로 재직했다. 의사와 음악인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어느 날 세미나 도중에 ‘되돌아가려면 지금 뿐이다. 의사는 내가 할 일이 아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강당에서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강연자가 자신을 보았을 때, 가볍게 손을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날, 의사 가운을 벗었다.
의사를 포기하고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1996년 ‘더 게이트 오브 드림즈(The Gate Of Dreams)’로 솔로 데뷔를 하며 꿈을 이뤘다. 피아니스트로 출발해 작곡가, 연주자, 편곡가, 프로듀서로서 수많은 앨범을 발매했고,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주제곡 ‘프런티어(Frontier)’와 ‘천년학’ 등 영화 OST, 온라인 게임 음악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넘나들며 상상력을 연주했다.
“시간이 무척 빠르네요. 그냥 지나칠 수 없죠(웃음). 멋진 프로젝트를 마련할테니까, 기대해주세요.”
[사진 제공 = 엔돌프 뮤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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