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빨래’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뮤지컬배우 홍광호가 7년 만에 합류하면서 다시 ‘빨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빨래’는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과 몽골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와 웃음, 눈물을 그려낸 작품. 10년 넘게 대학로를 지켜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쏟아지는 신작 속에서 ‘빨래’의 화제성은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다수의 실력 있는 배우들이 ‘빨래’ 무대를 지키며 안정된 공연을 펼치고 있지만 ‘이슈’라 할 수 있는 요소는 없었다. 그러나 홍광호가 다시 ‘빨래’로, 소극장으로 돌아오며 활력을 되찾았다.
홍광호는 그간 대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 7년 전 ‘빨래’에 출연하며 소극장 무대에 서긴 했지만 이후 대극장 뮤지컬을 비롯 최근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하며 소극장 뮤지컬과는 점차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홍광호는 소극장이 갖고 있는 작지만 큰 힘을 잊지 않고 있었다. ‘빨래’에 출연하며 자신이 얻고, 관객들에게도 전했던 힐링을 기억했다. 영국서 활동하며 혼자 보낸 시간은 그의 간절함을 더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홍광호는 결국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7년 만에 다시 ‘빨래’에 출연하며 소극장 무대에 선 것. 그의 행보는 팬들은 물론 공연 관계자들조차 놀라게 만들었다.
홍광호가 다시 돌아오자 ‘빨래’에 대한 관심도 역시 폭발적이었다. 티켓 오픈 동시에 ‘빨래’ 관련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는가 하면 단 몇 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록이 이어졌다. 가히 놀라운 ‘홍광호 효과’였다.
소극장으로 돌아간 홍광호는 기대했던 대로 완벽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관객들 가까이에서 펼치는 감성이 더욱 짙어졌다. 소극장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홍광호가 무대에서 홀로 튀는 것도 아니다. ‘빨래’가 갖고 있는 어우러짐의 힘을 홍광호가 모를리 없다. 홍광호는 동료 배우들과 한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했다. 이야기의 힘은 이미 10여년간 인정 받은 ‘빨래’이기에 배우들의 역량과 호흡이 중요한데 홍광호는 구성원이 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홍광호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빛난다. 나영 역 강연정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실제 직장인들을 대변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진심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주인할매 역 조민정, 희정엄마 역 양미경, 구씨 역 정재원, 빵 역 최연동, 마이클 역 한상욱, 여직원 역 김유정은 각자의 역할 외에도 멀티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낸다. 끼 넘치는 배우들로 인해 웃음과 눈물이 끊이지 않는 웰메이드의 힘이 느껴진다.
어쿠스틱 라이브 연주 역시 공연장을 더욱 꽉 채운다. 배우들의 목소리와 연주가 어우러져 지친 삶이지만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가 더 풍성하고 따뜻하게 전달된다. 힘든 서울살이지만 결국 서로에게 기대며 지치지 않고 희망을 품는 진짜 우리 이야기가 관객들 감성을 여전히 적신다.
뮤지컬 ‘빨래’. 공연시간 160분. 2017년 2월 26일까지 서울 동양예술극장 1관. 문의 02-928-3362.
[뮤지컬 ‘빨래’ 공연 이미지. 사진 = 씨에이치 수박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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