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은 철저히 챔피언결정전 모드였다.
1월27일 삼성생명전 승리로 정규시즌 5연패를 차지한 우리은행. 잔여 경기는 3월 중순 챔피언결정전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위성우 감독은 3일 KB전부터 작전시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양지희도 아끼기로 했다. KB 박지수에게 30점 21리바운드를 내줬다. 하지만, 미스매치인 김단비에게 1대1 수비만 지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지 않았다.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전도 마찬가지. 우리은행은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렀다. 하지만, 위 감독은 작전타임을 단 하나도 쓰지 않았다. 양지희는 쉬었다. 베테랑 임영희와 전력의 핵심 존쿠엘 존스도 1쿼터에 뛰지 않았다. 위 감독은 주축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조절했다. 실전 감각을 유지시키면서 챔피언결정전에 포커스를 맞췄다. 우리은행은 그럼에도 승수를 챙겼다.
위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 후 잔여경기 운영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3위 다툼 중인 팀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우리은행 선수들에겐 적절하게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위 감독은 1쿼터에 박혜진, 이은혜, 최은실, 홍보람, 모니크 커리를 10분 내내 출전시켰다. 박혜진은 MVP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은혜는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뒤 실전을 통해 몸 상태를 계속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 최은실과 홍보람도 식스맨으로서 좀 더 뛸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커리 역시 마찬가지.
최은실이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쳤다. 그러나 이경은과 진안을 앞세운 KDB생명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다만, 한채진은 노련하게 우리은행의 팀 파울을 활용, 자유투로 점수를 만들었다. 존쿠엘 존스가 뛰지 않으니 진안의 과감한 골밑 공격이 돋보였다.
KDB생명은 최근 무릎 부상으로 쉬었던 카리마 크리스마스까지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다. 다만, 크리스마스의 컨디션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KDB생명은 전반 내내 5점 내외 불안한 리드를 유지했다.
결국 우리은행이 임영희와 존스의 2대2 공격을 앞세워 전반전 막판 승부를 뒤집었다. 3쿼터에는 커리가 대폭발했다. 10분 풀타임을 뛰면서 15점을 올렸다. KDB생명은 내, 외곽에서 커리를 제어할 카드가 없었다. 크리스마스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커리가 제 몫을 하면서도 최은실, 김단비, 이선화가 고루 뛰면서 제 몫을 했다. 4쿼터에는 다시 존스가 나섰다. 임영희와 존스가 철저히 2대2 공격을 펼쳤다.
KDB생명은 끌려 다니다 4쿼터 막판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크리스마스가 이름값을 해냈다. 4쿼터 종료 4분12초를 남기고 페넌트레이션 득점을 올렸다. 2분22초를 남기고 존스를 두고 탑에서 역전 3점포를 터트렸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제 몫을 해내며 에이스 위용을 과시했다.
4쿼터 종료 32.9초전 박혜진의 중거리슛으로 동점.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크리스마스가 또 한 번 움직였다. 시작하자마자 존스를 빠른 스피드로 제치고 페넌트레이션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이후 존스를 향한 임영희의 패스를 스틸로 차단, 자유투 득점을 올렸다. 또한, 박혜진이 3점포를 터트리자 곧바로 3점포로 응수했다. 연장전 종료 48.9초전에도 동점 자유투를 넣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꾸준히 크리스마스의 득점을 응수하는 활약을 펼쳤다. 승부처에 강한 특유의 강점을 그대로 발휘했다. 특히 연장전 3분44초전 앞서나가는 좌중간 3점포는 백미였다.
연장전 종료 26초전. 임영희가 탑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이 림을 외면했다. 그러나 존스가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골밑 득점을 올렸다. 존스는 포효했고, 추가 자유투를 넣어 승부를 갈랐다. 존스는 이후에도 크리스마스의 골밑 공격을 저지한 뒤 자유투로 승부를 갈랐다. 100% 전력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93-89 승리.
[박혜진.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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