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에게 만족이라는 건 없다."
두산은 최근 마운드 난조로 고전 중이다. 그러나 타선은 큰 걱정이 없다. 23일 잠실 롯데전까지 팀 타율 0.294으로 2위. 타격 10걸에 김재환(0.341), 최주환(0.337)이 포진했다. 30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두산 타자는 5명이다.
두산 타선의 골격은 작년과 올해 큰 차이가 없다. 이미 그 위력은 작년에 입증이 됐다. 그러나 타자 개개인의 사이클은 미묘하게,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컨디션 관리 및 좋은 밸런스 유지가 그렇게 쉽지 않다. 부상 관리도 중요한 변수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훈련 때 베팅 케이지 뒤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선발라인업 교환 시각(경기 시작 1시간 전) 직전에 최종적으로 선발라인업을 확정하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두산 라인업은 은근히 부분적인 변화가 잦다.
물론 김 감독도 두산 타순의 가장 이상적인 뼈대를 당연히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각종 변수에 따라 그 틀이 조금씩 바뀌지만, 작년과 비교할 때 큰 변화는 없다. 기본적으로 김 감독은 주축 타자들을 신뢰하며 꾸준히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23일 경기서 최주환(3루수)-오재원(2루수)-박건우(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민병헌(중견수)-정진호(우익수)-오재일(1루수)-류지혁(유격수)으로 선발라인업을 작성했다. 최근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최주환과 오재원을 테이블세터로 기용한 부분, 박건우를 3번타자로 밀어붙이는 대목에서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 라인업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일단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컨디션 난조로 제외됐다. 박건우도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 뛰었다. 심지어 지난해 주전 3루수 허경민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1군에서 빠졌태다. 김재호도 허리 통증으로 이번주까지는 선발로 뛸 수 없다.
김 감독은 "최주환과 오재원이 최근 테이블세터로서 잘 하고 있다. 민병헌까지 상황에 따라 테이블세터로 기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적의 테이블세터 조합은 역시 민병헌과 오재원이다. 그러나 올 시즌 최주환이 맹활약하면서 꾸준히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순을 오간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오재원도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허경민이 2군에 내려가면서 최주환-오재원 테이블세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그 사이 민병헌의 타순이 6번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병헌이는 최근 체력적 부담이 있어서 뒤로 뺐다. 회복되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라고 했다. 최주환의 맹활약이 민병헌의 부담을 덜어내는 효과에 이르렀다.
박건우는 톱타자가 아닌 3번 타순에 가장 어울린다. 과거 민병헌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톱타자로도 뛰었다. 그러나 최주환이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박건우는 거의 3번으로 기용된다. 초구부터 과감히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타일, 일발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스타일을 감안해도 박건우는 3번에 마침맞다. 김 감독도 "건우는 3번타순에서 잘하고 있다"라고 했다.
5번 타순이 사실상 유일한 고민이다. 두산에서 지난 1~2년간 5번을 가장 많이 친 타자는 포수 양의지다. 그러나 양의지는 잔부상이 있다. 포수 특성상 더운 여름에 체력관리가 필수다. 김 감독도 "의지 타순을 조정해줄 생각도 있는데 쉽지 않다"라고 했다.
양의지 외에는 5번을 맡을 마땅한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김재환 다음에 찬스를 해결해줄 타자가 마땅치 않다"라고 했다. 이어 "에반스가 그 역할을 맡아주면 좋다. 그러나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현 시점에서 최적의 두산 타순은 1~5번 최주환~오재원~박건우~김재환~양의지 정도로 정리된다. 만약 민병헌이 1~2번에 들어가면 오재원이나 민병헌, 에반스, 오재일 등이 6~8번을 번갈아 채워야 한다. 9번은 김재호가 들어가야 최상이다.
[김태형 감독과 두산 타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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