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영희를 33살에 만났다. 김정은은 아직 31살이다."
2017-2018시즌을 준비하는 우리은행은 멤버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양지희가 은퇴했다. 이선화도 갑작스럽게 퇴단했다. 김단비는 FA 보상선수로 KEB하나은행에 갔다. 존쿠엘 존스와의 재계약 불발로 사실상 골밑이 괴멸됐다.
발목 수술을 받은 이은혜, 발가락 인대가 좋지 않은 홍보람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다. 대표팀에서 박혜진도 햄스트링을 다쳤다. 박혜진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약 1개월간 쉬어야 한다. 한 마디로 위성우 감독 부임 후 최악의 비 시즌.
위 감독은 요즘 FA로 영입한 김정은과 삼성생명에서 무상으로 받은 박태은을 집중 관리한다. 힘과 운동능력이 좋은 김정은에게 잠시라도 골밑 수비를 맡기는 동시에 특유의 개인능력을 활용,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박태은에게 박혜진과 이은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비력을 장착시키려고 애쓴다.
지난 17일과 26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 위 감독과 박성배 코치는 김정은과 박태은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쳤다. 김정은은 지난해 4월 오른 무릎 반월판 수술을 받았다. 최근 2~3년간 몸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수술 후 과도기를 거쳤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김정은의 경기력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막연한 낙관은 없다. 철저하게 준비시킨다. 김정은은 최근까지 대학까지 선수생활을 했던 남자 트레이너와 매일 양쪽 코트를 왕복하며 1대1 공격, 수비 연습을 했다. 조금이라도 수비가 느슨해지면 위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운동능력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위 감독이 김정은에게 FA 계약 직후 충분히 재활할 시간을 줬다. 지금은 인정사정 없다. 27일 시작된 여수 체력훈련은 김정은이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다. 위 감독은 "지금 준비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선수 내구성을 높이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임영희를 33살에 처음 만났다. 김정은은 아직 31살이다. 한창이다. 예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코치도 "감독님 말만 듣고 따라오면 김정은은 올 시즌 무조건 부활한다"라고 장담했다.
정상 컨디션의 김정은은 기술과 운동능력에서 여전히 WKBL 톱클래스다. 부상 후유증을 털어내고 내구성을 끌어올리면 우리은행 공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정은은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 운동을 많이 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하는 게 아니다. 감독님, 코치님이 일일이 디테일하게 잡아주신다"라고 했다. 이어 "이 팀은 고참, 신입 구별이 없다. 모든 선수를 케어한다. 내가 다시 제대로 농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라고 덧붙였다.
위 감독의 디테일은 가드치고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한 박태은에게 돋보인다. 박태은은 삼성생명에서 끝내 알껍질을 벗겨내지 못했다. 우리은행서 제로에서 다시 시작했다. 일단 슛 폼을 교정했다. 박성배 코치는 "예전에는 고개를 숙이면서 슛을 던졌다. 지금은 슛을 던질 때 고개를 조금 더 들게 했다. 그리고 양쪽 발 끝도 조금 더 세웠다. 감독님이 슛 교정 전문"이라고 했다.
위 감독이 궁극적으로 박태은에게 원하는 건 심플한 농구다. 공을 치고 들어간 뒤 슛 혹은 패스를 빠르게 선택하길 바란다. 팀 오펜스를 효과적으로 이끌고, 그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위 감독은 26일 중국 랴오닝성과의 연습경기서 박태은이 불필요하게 주춤하거나 드리블을 할 때 강하게 질책했다. 박 코치는 "공을 끄는 성향이 있다. 고쳐야 한다"라고 했다.
수비는 응집력이 떨어지는 게 고민이다. 위 감독은 "수비를 시켜보니, 잘 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훈련할 때도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럼 경기 중에는 (기량이) 전혀 나올 수가 없다"라고 했다. 남은 비 시즌 동안 반복훈련과 응집력 향상을 통해 박태은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우리은행 코칭스태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존쿠엘 존스와 양지희가 나갔다. 쉐키나 스트릭렌이 3년만에 컴백했다. 김정은도 가세했다. 멤버 구성상 팀 컬러를 더욱 공격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그걸 뒷받침하는 세부적인 내, 외곽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고, 플랜B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김정은의 부활, 박태은의 성장이 중요하다. 27일부터 시작한 여수 체력훈련 역시 두 사람이 화두다.
[김정은(위), 박태은(아래), 사진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