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이 KB 트윈타워를 극복했다.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우리은행과 KB의 챔피언결정전. 변수가 많다. 우리은행은 데스트니 윌리엄스의 무릎 부상과 시즌 아웃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위성우 감독은 17일 1차전을 앞두고 "에이전트에게 금방 올 수 있는 선수 한 명을 무조건 보내달라고 했다. 누굴 고를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KEB하나은행에서 뛴 앰버 해리스가 왔다. 작년 12월 중국리그를 소화한 이후 줄곧 쉬었다. 전성기에 비해 몸무게도 불었고, 스피드도 둔해졌다. 위 감독은 "리바운드와 수비만 해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두 팀의 체력은 단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봐야 한다. KB는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렀다. 최악의 경우 15일간 8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주축들의 나이가 많고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우리은행도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의 박지수 수비는 최소한 플랜 A~B가 존재한다. KB는 박지수, 다미리스 단타스 트윈타워를 살려야 한다. 그런데 KB는 주전 1번 심성영이 사실상 계륵으로 전락했다. 수비와 경기운영의 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트윈타워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 더구나 신장이 큰 박혜진이 버틴 우리은행전서는 심성영의 활용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안덕수 감독은 김진영, 김민정을 활용하면서 강아정과 모니크 커리에게 경기운영을 분담시켰다.
KB의 세트오펜스는 불완전했다. 초반에는 앞선에서 박지수, 단타스에게 들어가는 패스가 부정확했고, 우리은행 특유의 터프한 수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밀려다니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니 스크린과 패스게임이 불안정했다. 박지수가 공을 잡으면 김정은이 막되, 임영희나 어천와가 도움수비를 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나탈리 어천와의 2대2로 풀어갔다. 어천와가 단타스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차단한 뒤 골밑 득점까지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자 KB는 1쿼터 중반 모니크 커리를 넣었다. 커리의 개인기량에 의한 연속득점이 나왔다.
그러자 앰버 해리스도 김정은의 패스를 점수로 연결, 건재를 과시했다. 해리스는 1쿼터 막판 커리, 2쿼터 초반 박지수의 드라이브 인을 체크하지 못할 정도로 둔했다. 그러나 공격에선 나름대로 도움이 됐다.
KB는 2쿼터 초반 지역방어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임영희가 박혜진과 홍보람의 3점포를 도왔다. 해리스는 김정은의 우측 사이드 3점포를 도왔다. KB는 전반전 내내 세트오펜스가 흔들리면서 골밑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외곽포까지 터지지 않으니 주도권을 잡을 수 없었다.
외국선수 2명이 모두 투입되는 3쿼터. 우리은행은 7분25초전 박혜진의 U파울과 7분3초전 어천와의 테크니컬파울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 사이 KB는 커리의 3점포를 시작으로 단타스의 3점포를 도왔고, 강아정의 속공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우리은행은 커리의 빠른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임영희의 중거리포로 맞받아쳤다. 역전을 주고 받는, 숨막히는 혈투의 시작이었다.
우리은행은 3쿼터 막판 박혜진이 움직였다. 24초 제한시간에 걸리기 직전 사이드슛을 터트렸고, 탑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이날 내내 야투 감각이 좋지 않았으나, 봉인이 해제된 순간이었다. 우리은행이 흐름을 잡으면서 4쿼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임영희가 있었다. 두 사람이 3쿼터 중반부터 반드시 득점이 필요할 때 득점을 해냈다. 임영희는 4쿼터 종료 6분20초전 결정적인 속공 3점포를 터트렸다. 직전에 KB는 단타스가 수비수가 넘어졌음에도 골밑으로 돌진하지 않고 부정확한 뱅크슛으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게 뼈 아팠다. 이후 우리은행은 김정은마저 연속득점을 올렸다. 10점 내외로 달아났다.
KB는 성급한 공격이 잇따라 나오면서 스코어를 좁히지 못했다. 3~4분 남기고 8점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커리와 강아정의 연이은 속공 득점으로 한 숨 돌렸다. 잠잠하던 박지수도 골밑 득점과 자유투를 터트렸다. 1분44초전 다시 3점차로 추격.
KB는 1분10여초를 남기고 천금의 동점기회를 잡았으나 우리은행 특유의 터프한 맨투맨에 막혔다. 그리고 40.5초전 어천와가 스크린 이후 임영희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올렸다. 추가 자유투까지 넣으면서 6점차. 승부를 가른 순간이었다. 63-57 승리.
우리은행은 역시 토종 3인방과 어천와가 건재했다. 이들의 공수응집력과 위기대응능력은 KB 트윈타워의 위력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어천와는 3쿼터 초반 테크니컬파울로 경기 흐름을 넘겨줬지만, 경기 막판에 응집력을 되찾았다.
반면 KB는 트윈타워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이 미흡한 약점, 우리은행 토종 3인방과의 매치업에서 밀리는 약점이 드러냈다. 두 팀의 챔피언결정2차전은 19일 오후 7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