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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새 외국선수 크리스탈 토마스(196cm)의 데뷔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3일 신한은행과의 공식개막전. 기록은 훌륭했다. 21점 16리바운드 3블록. 신한은행 골밑을 압도했다.
위성우 감독이 선수에 대한 평가를 보수적으로 하는 측면이 있다. 최대한 냉정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약점을 철저히 메워 제대로 된 선수를 만드는 스타일이다. 통합 6연패의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다.
실제 한 경기로 만족감을 표하긴 이르다. 우선 신한은행은 확실한 빅맨이 없다. 쉐키나 스트릭렌이 토마스를 1대1로 맡았다. 그러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순발력이 다소 떨어졌다. 더구나 스트릭렌은 3~4번을 오가는 포워드다. 본래 골밑 수비에 익숙한 선수는 아니다.
더구나 신한은행이 토마스에게 1대1 외에 거의 변칙수비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몸을 더 만들어야 하는 스트릭렌에게 일부러 맡긴 측면도 있었다. 토마스에게 도움수비나 함정수비를 할 경우, 우리은행 토종 3인방의 외곽 공격에 의한 주도권 상실을 우려한 측면도 있었다. 신기성 감독도 "스트릭렌이 어느 정도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트랩을 하면 3점슛을 내줄 우려도 했다"라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조차 "신한은행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면 토마스의 개막전 기록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그만큼 보여줄 게 남았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 외국선수가 1명으로 줄어들면서 토마스의 WKBL 적응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은행도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국내선수 중에서 확실한 빅맨이 없다. 토마스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박지수가 버틴 KB를 상대하기 쉽지 않다.
토마스는 WKBL 국내, 외국선수 통틀어 가장 큰 신장을 지녔다. 토종 3인방의 몸 상태가 어차피 올라온다고 가정하면, 결국 토마스의 실제적 기량이 통합 7연패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최소한 지난 시즌 나탈리 어천와 정도의 위력을 발휘해야 한다.
개막전 내용을 보면 1대1 수비만 겪었다. 박혜진, 임영희와의 2대2는 거의 없었다. 주로 간단한 포스트업 위주였다. 도움수비에 대처하는 방법, 시간을 두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2대2에 대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제가 있다. 실전을 통해 점검하고, 맞춰가야 한다.
일단 팀 합류 후 체중을 다소 줄였다. 토마스는 "코칭스태프는 내게 페인트존을 꼭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리바운드를 잡지 못하면 큰 소리를 듣는 걸 감수해야 한다. 한국농구가 몸싸움이 심하고 트랜지션이 매우 빠른데, 개막전을 통해 적응했다"라고 말했다.
2대2에 능하고, 외국선수를 잘 살리는 박혜진과 임영희에 대한 기대가 크다. 토마스는 "스크린만 잘 걸어주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스크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잘 이끌어주면 잘 따라가면 된다"라고 말했다. 즉, 지금 토마스에게 필요한 건 리바운드와 스크린이다. 어천와 역시 이 부분부터 이행하면서 토종 3인방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박혜진은 토마스에 대해 "본인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국내선수들이 얘기를 해주면 잘 받아들인다. 자신의 생각도 있을 텐데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국내선수들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토마스는 올 시즌 우리은행 키플레이어다. 나아가 토마스가 어느 정도 기량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최강으로 평가 받는 KB의 대항마가 어느 팀인지 예상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계산이 되는 토종 3인방을 보유했다. 토마스가 위력을 극대화하면 우리은행이 KB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
[토마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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