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괜찮은 데뷔전이었다.
우리은행 새 외국선수 모니크 빌링스(193cm)가 7일 OK저축은행전서 WKBL에 데뷔했다. 통합 7연패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우리은행으로선 최후의 승부수. 빌링스의 실제 기량, 우리은행 농구에 대한 적응은 우승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이슈다.
위성우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어제 한번 정도 같이 운동했다. 팀에 들어온 뒤 (몸 상태를 감안) 1~2일 정도는 운동을 시키지 못했다. 나도 지금부터 지켜봐야 한다. 아직까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평균 신장이 낮다. 팀 구성상 묵직한 정통센터가 필요하다. 박지수의 KB를 넘기 위해선 당연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입맛에 딱 맞는 빅맨이 있을 리 없다. 빌링스는 정통 빅맨이 아니다. 4번으로서 스피드, 탄력 등 운동능력이 괜찮은 스타일.
선발 출전했다. 다미리스 단타스와 매치업됐다. 지난 시즌 WNBA 애틀란타 드림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 일단 1쿼터 5분38초만에 파울을 3개 범했다. 수직 점프가 되지 않아 단타스의 노련함에 걸려들기도 했고, WKBL 파울 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수비력이 좋은 유형은 아니라는 평가. 골밑에서 묵직하게 버텨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공격에선 포스트업을 하는데, 안정적인 자세가 아니었다. 페이스업을 즐겼다. 탄력을 바탕으로 단타스를 상대로 과감하게 1대1을 했고, 파울도 얻어냈다. 페인트존에서 점수를 만드는 능력이 괜찮았다.
슈팅 능력은 돋보이지 않았다. 중거리슛을 한, 두 차례 성공했다. 그러나 슛 폼 자체가 깔끔하지 않았다. 릴리스 순간 팔을 확실히 뻗지 못하는 폼으로 보였다. 3점 라인 밖에선 아예 슛을 시도하지 않았다. 스타일을 잘 아는 단타스가 외곽에선 터프하게 마크하지 않았다. 자유투는 점프를 하면서 던지는 특이한 폼.
하지만, 스피드와 탄력이 확실히 돋보였다. 카일라 쏜튼(KB)급은 아니더라도 수준급이었다. 외곽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뛰어들어와서 잡아내는 리바운드는 돋보였다. 김정은과의 합은 괜찮았다. 3쿼터 초반 위크사이드에 있다 골밑으로 돌진하면서 김정은의 패스를 받아 드라이브 인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임영희와의 2대2도 한 차례 있었다. 스크린 이후 미드레인지로 나와서 슛을 던졌다. 깔끔하게 성공하자 임영희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임영희와 하이파이브도 했다.
1996년생. 젊은 언더사이즈 빅맨답게 코트에서의 모습이 활기찼다. 동료의 굿수비에 크게 박수를 치며 좋아했고, 2쿼터에 벤치에서도 박수를 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18점 12리바운드. 이만하면 크리스탈 토마스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봐야 한다. OK저축은행전 90-61 완승에 크게 기여했다.
결국 우리은행 특유의 팀 오펜스, 팀 디펜스에 얼마나 적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위크사이드에서의 스크린과 패스게임에 의한 확률 높은 슛 찬스를 잘 만드는 팀이다. 빌링스가 몇 차례 임영희, 김정은과 좋은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가능성은 보여준 셈이다. 위 감독은 빌링스에 대해 "장점은 젊다는 것, 단점도 젊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KB전이 변수다. 우리은행은 그 경기서 지면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은 쉽게 않게 된다. 단 이틀 안에 빌링스와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의 합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은행의 딜레마다.
[빌링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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