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희준이 '오! 문희' 나문희와의 호흡부터 비하인드스토리부토 가족 예능, 108배와 관련 질문 등에 대해 진솔하게 답변했다.
이희준은 3일 오후, 온라인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제(2일) 신작 '오! 문희'로 관객들을 찾으며 이와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 문희'는 8월 31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딸 보미(이진주)의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 오문희(나문희)와 물불 안 가리는 무대뽀 아들 두원(이희준)이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수사극이다.
극 중 이희준은 보험회사 에이스 두원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엄니 문희와 함께 딸의 뺑소니 사고를 직접 수사에 나서는데, 물불 가리지 않는 인물을 완벽 소화했다.
이날 이희준은 "원래 '오! 문희' 개봉 시기가 지난해 추석 예정이었는데 미뤄졌다. 그래도 지금이나마 개봉하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무대 인사 등 관객들과 직접 만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이래서 다양한 예능에 출연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분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극장에 와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시기인데, 저희 영화가 어려운 시국에 좋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오! 문희' 출연 결심 이유는 무엇일까. 이희준은 "당연히 대본이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재밌었다. 농촌 라이프 등 관객분들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골에서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딸을 키우며 사는 아빠가 뺑소니 사건을 헤쳐나가는 것도 너무나 공감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은 대본이 좋으면서도 처음에는 보험회사 직원인 두원 캐릭터가 멋있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찍으면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딸을 키우면서 버티고 있다는 자체가 영웅이 아닌가 싶더라. 저도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모든 부모가 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이희준은 주연의 무게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이성민 선배님이 긴장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로봇, 소리'(2016) 무대인사 당시 마이크를 잡는 손이 덜덜 떨리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주연이라는 게 이런 무게를 가져가야 하는 것이구나, 싶었다. 마치 내가 다 연출까지 하는 것 같고 정말 내 작품인 것처럼 느껴졌다. 더 책임감이 생겼다. 촬영하면서도 나문희 선생님이 체력이 떨어져 쉬셔야 할 때는 제 분량을 몰아서 갔다. 제가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라고 책임감을 엿보게 했다.
그러면서 이희준은 "'오! 문희'는 나문희 선생님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나문희와의 호흡에 대해 "같이 연습하거나 리허설할 때 느끼신 부분을 바로 말씀하시는 편이다. 저는 그런 선배님이 되게 편하고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희준은 "나문희 선생님께서 '(이)희준 씨 그것보다 더 맛있게 해봐요'라고 하시는데,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지?' 싶었다. '엄니'를 맛있게가 안 된다고 하셔서 한 30번을 다시 했다. 그치만 그게 불편하거나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고마웠고 마지막까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잘 들었다.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응용해보려고 애썼다. 물론,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최선을 다해보자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기쁘게 잘 마쳤다"라고 웃어 보였다.
경상도 출신임에도 충청도 사투리를 찰떡같이 소화해낸 비결도 밝혔다. 이희준은 "'오! 문희' 출연을 결정하자마자 논산에 내려갔다. 결국 작품엔 안 나왔지만 헌팅 장소 중 한 곳이었던 논산 집에 수박 한 통을 들고 찾아갔다. 거기 계신 아저씨도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분이었다. 하룻밤 묵으며 함께 밥도 먹고 등산도 하고 많은 얘기를 들었다"라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이어 그는 "충청도 하면 딱 떠오르는 분이 최양락 선생님 아니냐. 선생님의 영상도 많이 봤다"라고 덧붙였다.
물불 안 가리는 막무가내 두원의 활약상을 보여준 이희준. 실제 성격은 어떨까. 이희준은 "전혀 다르다. 저는 사람들 눈치도 보고 소심하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어제 제가 한 행동에 대한 아쉬운 점, 부끄러운 점 등을 되돌아보며 108배를 하는 소심한 사람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08배를 꾸준히 해오기로 유명한 이희준. 그는 "모든 분에게 추천한다"라며 "공복에 유산소 운동이긴 한데 다이어트 효과는 없다. 처음엔 있었던 것 같은데 몸에 익어버렸나 보다. 그렇지만 가장 부끄러운 내 모습, 용납할 수 없고 화났던 순간 속에 있는 나를 보고 절을 하기에 마음이 편해진다. 종교적인 의미라기보다는 수행적으로 하는 거다. 못난 나를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반성의 개념과는 다른 것 같다. 반성은 혼내는 것이지 않나. 나 자신을 혼내는 건 도움이 안 되기에 싫어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그때 또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고 인정하는 게 이 108배 수행의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희준은 육아 및 가족 예능 출연 가능성을 묻는 말에도 답했다. 그는 "조심스럽다. 아내(이혜정)가 모델이고 아티스트인데 누구의 부인, 누구의 남편으로 연관되지 않고 활동은 활동대로 쿨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모델 이혜정'을 향한 존중을 표했다.
더불어 그는 "저도 42세인데 나쁜 댓글들을 보면 스트레스 받고 화가 나는데, 부모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아들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출연하게 된다면 많은 분이 언제든 찾아볼 수 있을 테니까 더욱 조심스럽다. 아이한테 좋은지, 나쁜지 신중히 생각해 보려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희준은 '아들 바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출산은 정말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다른 세계인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엔 진짜 내 아이인가 신비롭고 여러 생각이 든다. 아들이 이제 겨우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밤에 잠들면 아침까지 자게 돼서 훨씬 예쁘게 보이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이희준은 "빨리 아이가 커서 함꼐 등산도 가고 대화도 하고 싶다. 아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CGV아트하우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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