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이민정(38)이 상대 배우 이상엽과 호흡에 대해 잘 맞았다고 밝혔다.
13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 이하 '한다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민정은 송가(家)네 둘째 딸이자 현실적이고 똑 부러지는 소아과 의사 송나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다다'는 대가족인 송가네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민정은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KBS가 대기실을 같이 사용해요. 그러다 보면 12시간을 같이 있게 되죠. 일반적으로는 대사를 맞춰볼 때가 아니면 대기 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요. 이 드라마를 하는 동안은 대기실에 긴 시간을 있다 보니 같이 음식도 나눠 먹고, 웃고 떠들고 하는 분위기였어요. 원래 드라마 하면서 자연스럽게 2~3kg이 빠지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는 같이 어울려 먹다 보니 오히려 살이 쪄서 고민일 정도였죠. 감독님이 그만 떠들고 촬영하자고 할 정도로 정말이지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이민정은 오빠 송준선 역의 오대환, 언니 송가희 역의 오윤아, 동생 송다희 역의 이초희와 함께 4남매로 등장했다. 이들은 현실감 있는 연기로 실제 남매 같은 케미를 자랑했다.
"오윤아 언니는 원래 친분이 있어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요. 다희가 나희에게 주눅 드는 캐릭터로 나오는 장면들을 사람들이 재밌어하시더라고요. 저는 실제 언니가 없지만 주변에 언니들이 동생들을 많이 잡는 경우들을 봤어요. 수학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실제로 다희가 엄청 긴장했어요. 미안했던 게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에요. 이불을 덮고 있어 조금 세게 때렸는데, 제 손이 매워서 그새 퍼렇게 멍이 들었더라고요. 많이 미안했어요. 오대환 오빠는 극 중에서 엉뚱한 얘기를 해서 나희가 뭐라고 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현실적인 장면에서 케미가 잘 살았어요."
이와 함께 이민정은 부모님으로 출연한 천호진, 차화연, 시어머니 김보연과도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줬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옛날 여담 같은 것도 많이 해주시고, 선생님들이 저희를 편하게 해주시려고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다들 편안하고 좋으신 분들이셨어요. 천호진 선생님은 정말 가족처럼 저희를 대해주셨어요. 특히 천호진 선생님이 중간에 부친상을 당하셨을 때 10여 명의 배우들이 모두 같이 갔었는데, 정말 그때 분위기가 가족 같았어요. 가족들이 온 것 같다며 고마워해주셨어요."
이민정은 송나희로 분해 윤규진(이상엽)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이민정과 이상엽은 실제 부부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이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을 '나규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많은 응원을 보냈다.
"이상엽 씨는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상엽 씨가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 때 둘의 합이 잘 맞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극중 송나희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윤규진과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결합 과정을 거친다. 이민정은 기억에 남는 '한다다' 속 명대사로 윤규진과의 재결합을 앞두고 전한 대사를 꼽았다.
'"내가 이 세상 마지막 네 편이 되어줄게' 규진이가 예전 프러포즈했을 때 했던 대사라고 나와있거든요. 근데 그 말을 나희가 재결합할 때 나희 입으로 얘기한 거는 캐릭터에 잘 맞았어요. 그리고 제가 원래 '내 편'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기억에 남는 대사예요."
극중 송나희는 윤규진과 결혼 생활 중 유산을 경험했지만, 이를 엄마 장옥분(차화연)에게 알리지 않고 아픔을 간직한 채 지냈다. 이민정은 해당 장면을 촬영하며 심리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유산으로 힘들어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긴 했어요. 특히 엄마에게 유산 사실을 얘기하는 장면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은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차화연 선배님과의 연기 호흡이 좋았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이혼 후 송나희는 친정으로 돌아갔지만 장옥분은 그런 딸을 계속 외면했다. 송나희의 노력에도 두 사람의 갈등은 풀어지지 않았고, 결국 송나희는 가슴 속 상처를 어렵게 꺼내놓는다. 이민정은 해당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았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은 엄마에게 유산 얘기를 했던 장면이었는데, 저도 엄마에게 속 얘기를 잘 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엄마가 힘들까봐 말을 못 했다고 얘기하는 나희 감정에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았고, 규진 앞에서 임신 장면 얘기할 때 보신 분들도 좋았다고 해주셨어요. 유산 때문에 힘들어졌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임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희와 규진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공감되고 몰입했어서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한다다'에는 가족 구성원이 많은 만큼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했다. 이민정은 송나희가 아닌 다른 역할을 하게 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고 묻자 극중 이모로 등장한 장옥자(백지원)라고 답했다.
"연기하고 싶은 역할은 이모요. 이모가 한 영화 '늑대의 유혹' 패러디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진 =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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