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태일이'가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 전태일의 삶을 조명, 극장가에 큰 울림을 예고했다.
'태일이' 측은 9일 오전 제작보고회를 개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제작사 명필름 이은·심재명 대표,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홍준표 총감독과 배우 장동윤·염혜란·권해효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명필름과 전태일 재단이 함께 준비한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다. 지난 2018년 11월 제작발표회 이후 2019년 초까지 카카오같이가치와 함께 제작비 모금에 나섰고, 1만 명이 넘는 국민의 참여로 성료했다.
전태일은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된 대한민국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적인 인물로, 故 조영래 변호사가 저술한 '전태일 평전', 1995년 개봉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최호철 작가의 만화 '태일이' 등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으로는 '태일이'가 최초다.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최호철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며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간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전태일 열사 이야기는 언젠가 꼭 한 번 만들고 싶었다. 꽤 긴 제작 기간과 그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많은 분의 도움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많은 세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 현실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계층화, 계급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 현실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 '태일이'라는 영화가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켜 노동자를 위로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면 제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낄 것 같다. '태일이'는 딱딱하고 어려운 교훈적인 영화가 아닌, 감동적이고 정서적인 영화다"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감독은 "애니메이션에서는 노동의 상징이라는 모습보다 20대 초반의 젊은 형 같은, 동생 같은 청년 태일의 모습을 심어주고 싶었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 작업하고 있다"라며 "저도 노동자니까 노동자의 시각으로 풀어내려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관객분들에게 '내가 진짜 그 시대에 들어가 있구나' 충분히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 하나하나 다 자료를 찾아가면서 표현하려 했다. 자료 조사를 굉장히 많이 하고 박물관 등도 찾아다녔다. 진심으로 작업 중이다"라고 말했다.
장동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밝고 남을 위하는 따뜻한 청년 태일 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장동윤은 "이번 영화를 참여하게 되면서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극한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어려움보다 주위를 둘러보는 그런 따뜻한 마음이 인상 깊었다"라며 "현대사에서 기록할 만한 인물을 목소리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스스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정말 기꺼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동윤은 "'태일이'는 전태일 하면 흔히 생각하는 국한된 이미지가 아니라 전태일의 생애를 걸쳐 인간 전태일로서 삶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염두에 두고 목소리 연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태일이'는 과거 시대상보다 가깝게 공감할 수 있다. 대학 시절 도어맨, 편의점, 택배상하차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떠올려보니 도움이 많이 되더라. '태일이'는 큰 울림이 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염혜란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 바쳐 일했으며 전태일 사후 그가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뜻을 이어나간 태일의 어머니(이소선 여사) 역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염혜란은 장동윤과의 호흡에 대해 "장동윤은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인데, 너무 짧게 만나서 아쉽다. 후반 작업을 길게 했으면 하는 사심이 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 영광스럽고 너무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실존 인물이라 어떻게 연기할 수 있을까 또 저는 그쪽 사람이 아닌데 자꾸 경상도 사투리가 들어와서 그것도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장동윤과 같이 호흡하면서 기본적으로 너무 따뜻하고 강단 있는 느낌이 확 드니까 연기하기 편하고 도움을 받았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또한 염혜란은 "'태일이'에 출연했다고 뭔가를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보다 실질적인 노동자의 삶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분들이 어떤 특별한 사상 때문에 그러신 게 아닌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부당한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일을 하셨고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 계기였다"라고 얘기했다.
권해효는 평화시장 한미사 사장 역할로 목소리 출연했다. 그는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영광스럽다. 한미사 사장 역이 그 시대의 악역, 가해자이긴 하지만 저 사람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거야 생각하며 연기했다. 동시대의 피해자라고 봤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소선 여사님 살아생전에 자주 찾아뵀었다"라고 특별한 인연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권해효는 "'태일이'는 왜 50년이 지나도 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나 그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혹시라도 무겁기만 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시길 바란다. 50년 전에도 뜨겁게 옆을 바라봤던 청년의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태일이'는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명필름 / 스튜디오 루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