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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박준규가 연기인생 50년을 되돌아보며 재치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10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에는 박준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데뷔 50년을 맞이한 박준규는 아버지 故 박노식 덕분에 어린 시절 데뷔했다고 밝혔다. 그는 "1970년도에 아버지가 제작, 감독, 주연을 한 '인간 사표를 써라'의 첫 컷에서 제가 나왔다. 아버지가 원하셔서 출연하게 됐다. 석양이 질 때 양치기 소년이 나오는데 그걸 시작으로 영화가 시작됐다. 아버지께서 영화를 만들 때마다 조금씩 저를 넣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아버지 덕분에 광고도 찍었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광고에 나온 아이가 저다. 개구쟁이로 튼튼하게 자랐다. 공부는 별로 안 했던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준규는 아버지 故 박노식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저는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라는 걸 느끼고 살았다"라며 "아버지가 저를 너무 예뻐하셨다. '아버지 앞이니까 말을 못 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고, 하고 싶은 말도 다하며 지냈다. 가정적이시고 집안을 많이 키우는 걸 좋아하셨다. 돈을 바깥보다는 집안에 많이 쓰셨다"라고 이야기했다.
"1980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박준규는 "팬 여러분들이 액션배우 박노식을 좋아하셨는데, 그 당시 검열이 심했다. 거기에 화가 나서 '한국에서 작품을 안 하겠다'고 하셔서 미국으로 가게 됐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저를 공부시키기 위해 갔다는 말도 있었다"라고 이민을 가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준규는 '박노식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로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데뷔할 때부터 매스컴을 많이 타서 누구의 아들이라는 걸 다 알았다. '박노식 아들이네?'라는 말로 10년을 넘게 지내다 보니까 힘들었다. 연기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항상 비교 대상이 아버지였다. 동료들과 비교를 해주면 좋겠는데 상대가 아버지여서 힘들었다. 박준규라는 이름은 없고 '박노식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니까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을 묻자 "'야인시대' 쌍칼 역할이 저에게 큰 행운이었다. 그걸 하기 위해 10년 동안 갈고닦은 것 같다. '아가씨와 건달들' 속 네이슨 역할을 통해서는 아내도 만나게 됐다"라고 답했다.
박준규는 아내 진송아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989년도 '아가씨와 건달들' 오디션 때 처음 만났다. 아내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엘리트 코스를 걸은 사람이다.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니 '집안에 배우는 한 명이면 족하겠다. 누가 하겠냐'고 물으셨다. 아내가 그때부터 연기를 안 하고 내조를 하고 있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집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앉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저한테 '야인시대' 쌍칼 역할 섭외가 들어왔을 때 거절했었다. 아내가 '무조건 가서 해'라고 했는데,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제일 무서워 하는 사람은 아내다. 아내가 화를 내는 것이 제일 무섭더라. '이 사람이 나가버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있지 않냐 그 사람이 나가면 나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박준규는 "공연이 없어지는 입장이고, 배우들이 갈 곳이 없다"며 "여러분들 대학로 좀 많이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사진 = KBS 1TV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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