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비자 문제로 아직 그리스 입국 못해"
"그리스 영사관서 대한배구협회 확인서 요구"
[마이데일리 = 그리스 유주 정 통신원] 이다영-재영 자매가 이적한 그리스 PAOK의 조지 포가치오티스 단장이 두 선수와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연봉은 각각 6000만 원 선으로 확인됐다. 기존 한국 연봉에 비하면 많이 적은 금액이다. 두 선수는 비자 문제로 아직 그리스 땅을 밟지 못했다.
인터뷰는 현지시간 23일 그리스 테살로니키 PAOK 스포츠 아레나의 배구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일부러 공식 발표 안 했다"
포가치오티스 단장을 설득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두 선수의 영입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포가치오티스 단장에 따르면 두 선수는 계약서 서명을 마치고 메디컬 테스트까지 완료했지만 그리스 당국으로부터 운동선수 비자를 아직 받지 못했다.
그는 "한국 주재 그리스 영사관과 소통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테살로니키에 위치한 PAOK 스포츠 아레나 전경)
PAOK에 따르면 그리스 영사관은 두 선수에게 '한국을 떠나 그리스에서 뛰는 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대한배구협회 확인서를 받아 오라고 요청한 상태다. 협회는 이들 자매의 해외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PAOK 행정 업무 담당자는 "여러 해외 선수들과 계약을 진행해 봤지만 영사관이 이런 종류의 서류를 요청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제이적동의서(ITC) 문제로 두 선수의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포가치오티스 단장은 "ITC 절차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ITC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비자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서류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ITC 발급 주체인 국제배구연맹(FIVB) 역시 두 선수가 그리스에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전부터 눈여겨 본 선수들"
그는 “한국 영자신문을 통해 쌍둥이에 대한 기사를 종종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쌍둥이에 대해 '구글링'도 하며 정보를 검색하던 중 '좋은 계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입을 추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쌍둥이의 경기력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No words can describe)"이라고 했다.
포가치오티스 단장은 "쌍둥이가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두 선수가 이들에게 쏠린 관심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PAOK는 이다영과 먼저 계약을 체결한 뒤 한국 매니저를 통해 이재영에게도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스 현지 기자들 사이에선 PAOK가 '한국의 슈퍼스타'를 영입했다는 정보가 일찌감치 퍼져 나갔다. 그리스 매체들은 두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현지 팬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포가치오티스 단장은 "그리스에도 쌍둥이의 팬이 아주 많다"면서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그리스 팬들에겐 그다지 큰 장벽이 아닐 것"이라고 봤다.
(PAOK 단장 방. 남녀 배구팀이 그간 따온 트로피들이 놓여 있다.)
▲"외국인 용병 두 명 그리스 도착...쌍둥이만 오면 된다"
PAOK는 최근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잇달아 영입했다. 한국에선 '마야'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밀라그로스 콜라와 프랑스 출신 줄리엣 피동이 PAOK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다영-재영 자매가 합류하면 PAOK는 총 네 명의 외국인 선수를 확보하게 된다. 그리스 리그에선 한 경기당 외국인 선수를 세 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포가치오티스 단장은 "이들 네 명을 모두 다 데리고 갈 것"이라며 "유러피언 챔피언십 경기에선 용병을 네 명까지 쓸 수 있는만큼 모든 선수가 각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자를 제외한 모든 절차는 사실상 끝났다"며 "단지 쌍둥이의 입국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주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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