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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야구를 할 때 까칠하고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면, 방송인과 해설자로는 편안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보이면 좋겠어요. 지금 제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나요?"
LG트윈스의 33번에서 방송인 겸 야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박용택을 마이데일리 창간 17주년을 맞아 만났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LG트윈스의 프랜차이즈 33번 야구선수로 활약한 박용택. 그는 이제 그라운드에서 한 걸음 물러나 KBS, KBS N의 야구 해설위원이자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브로'의 맏형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능 촬영과 한국시리즈 리뷰 등으로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박용택은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은퇴하더니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가장 많이 많이 듣는다는 박용택. 여기에는 매순간 더 완벽해지고 싶었던 야구선수 박용택의 치열한 시간들이 녹아있기도 했다.
"실제 박용택은 정말 유쾌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95%의 프로야구 팬들은 절 그렇게 보지 않죠. 실제로 전 야구장에서 웃어본 적이 없고, 항상 예민했으니까. 야구장에서 웃어본 적이 진짜 없었어요. 그렇게 강박관념 속에서 운동을 했죠. 지금은 생각해요. 만약 내가 조금만 마음을 풀었다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죠. 물론 주변에서는 '그리 독하게 했으니 박용택이 잘한거다'고 말하지만요. '노는브로' 출연 후 인터넷에서 제일 많이 본 말이 '박용택 원래 저런 사람이에요?'라는 글이었어요. 그러면 진짜 제 모습을 아는 5%의 팬들이 대답을 남겨주더라고요.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정말 편안하죠. 날 오해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노는브로' 첫 회에서 야구선수 시절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했던 박용택. 인터뷰 내내 미소와 함께 했던 그에게 은퇴 후인 지금은 어떠한 지 물었다.
"(공황장애) 약은 비상용으로 지금도 들고 다니긴 하는데, 은퇴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약 뚜껑을 열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도 없죠."
KBO 최초 200홈런 300도루, 10년 연속 3할, 2236경기, 2504안타 등 선수로 화려하고 꾸준한 기록을 남긴 박용택. 박용택에게 건넨 마지막 질문은 그가 제2의 인생에서 얻고 싶은 수식어에 관한 것이었다.
"방송인, 해설자로도 비슷해요. 빵 터지는 것보다 야구에서 안타왕이었던 것처럼 꾸준히 자기 몫을 언제나 해주는 사람, 방송에서도 딱 그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다만 야구 때와 다른 점은 까칠하고 예민한 야구선수였다면 방송에서는 편안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보여지면 좋겠다는 거죠.(웃음)"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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