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성적은 네임밸류 순이 아니다?
야구는 어디서든 똑같은 룰로 진행된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 리그와 팀의 문화, 환경적 특성 등 미묘한 차이는 있다. 보통 트리플A를 폭격할 정도의 선수라면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그 정도 선수는 대부분 메이저리그 콜업을 노린다.
결국 트리플A, 나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특정 구간에 좋은 성적을 낸 '빅네임'들이 KBO리그에 온다면 뭔가 약점이 있다고 봐야 한다. 신규 외국인이라면 100만달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2022시즌에도 빅네임들이 KBO리그를 찾는다.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인선이 마무리된 상황. 네임밸류만 따지면 키움 야시엘 푸이그와 SSG 이반 노바가 '탑2'다. 두 사람이 올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것인지가 순위다툼과 별개의 관심사다.
푸이그는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관리가 어렵다는 이미지가 뚜렷했다. 돌출행동도 잦았고, 물의도 몇 차례 일으켰다. 젊은 나이에도 2019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끊긴 이유다.
최근 푸이그가 키움과 2년 계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그대로 1년 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푸이그는 올 시즌 KBO리그를 폭격하고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하는 게 목표다. 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등 사례가 제법 쌓였다. 32세다. 사실상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할 기회가 1~2년 정도다. 올해 키움에서 고도의 응집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키움은 2020시즌 대체 외국인선수로 에디슨 러셀을 영입한 바 있다.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멤버이자 주전 유격수로서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뭔가 다르다"라는 현장 지도자들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러셀은 끝내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수비까지 흔들리며 시즌 막판 주전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네임밸류가 반드시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된 케이스였다. 그랬던 키움의 선택이 푸이그다. 키움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직접 푸이그의 운동능력을 확인, 러브콜을 보냈고 입단까지 성사시켰다. 내달 2일 입국, 11일에 고흥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국내선수들보다 약간 늦은 시작이지만, 시즌 준비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노바도 거물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0승을 따낸 우완투수다. 2019년까지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우완투수다. 공 스피드에선 윌머 폰트를 넘지 못하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안정감과 완성도는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제 기량만 발휘하면 올 시즌 SSG 에이스다.
2014년 팔꿈치 수술 이후 패스트볼 비중을 줄이고 싱커볼러로 변신하며 롱런한 게 눈에 띈다. 여전히 국내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구종이 싱커다. 나이가 34세로 적지 않은 게 관건이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는 노하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KBO리그를 밟은 빅네임 외인들은 KBO리그를 살짝 가볍게 보거나, 주위의 어드바이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케이스는 예외 없이 실패에 가까웠다. 러셀의 경우 심성이 착하고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성격이었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틀을 깨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이그와 노바는 과연 어떨까. 네임벨류는 성적 순이 아니라는 것을 또 입증할까. 아니면 빅네임의 가치를 입증할까. 올 시즌 SSG와 키움의 성적에 직결될 요소다.
[푸이그(위), 노바(아래).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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