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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금 흘리는 눈물은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 출전에서 5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은 이날 준결승전에서 막판 스퍼트를 통해 2위로 결승선을 밟으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도 체력을 안배하며 레이스를 펼쳤지만, 경기 막판 한차례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순위 싸움에 어려움이 생겼고, 아쉽게 5위를 마크했다.
김보름은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동안의 마음고생 때문이었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여자 팀 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노선영이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밟았는데, KBS와 MBC는 노선영의 분발을 촉구했지만, SBS에서는 "노선영이 많이 처졌음에도 나머지 선수가 먼저 도착하는 최악의 모습이 연출됐다"고 발언했다.
파장은 매우 컸다. 노선영이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비난의 화살은 김보름을 향했다. 김보름은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 16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것.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는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평창 올림픽 당시 여자 팀 추월을 중계했던 배성재 캐스터는 이날 김보름의 경기 중계도 맡았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배성재 캐스터는 "4년전 중계를 소환하는 분들이 있다. 유튜브에 중계 영상 있었다. 편파중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다만 김보름이 힘든 시기를 겪은 것은 가슴 아프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심이 무겁고 힘들었을 것이라 공감한다"고만 말했다.
김보름은 경기가 끝난 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KBS 인터뷰에 따르면 김보름은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오늘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인 것 같다. 경기 전부터 후회없는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했고, 5위라는 성적이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많은 응원이 김보름을 일어설 수 있게 만들었다. 김보름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다시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두렵기도 했다. '아무도 날 응원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요 며칠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해줘서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좋아하는 말 중에 '고통은 필연이지만, 괴로움은 선택'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픈 것은 피할 수가 없더라. 그런데 아픈 것을 참고 달리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포기했을 때 오는 괴로움이 더 크다고 생각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정말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끝으로 김보름은 "지금 흘리는 눈물은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라며 "오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았고,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8 평창 올림픽 당시의 김보름(첫 번째 사진), 2022 베이징 올림픽 매스스타트 경기를 치르고 있는 김보름(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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