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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서현진이 새로운 얼굴로 극장가에 돌아온다.
영화 '카시오페아'(감독 신연식)에서 30대 알츠하이머 환자 수진을 연기한 서현진을 26일 화상으로 만났다.
'카시오페아'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 노력했던 수진(서현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안성기)와 새 삶을 시작하는 특별한 동행을 담았다.
서현진이 이혼 후 홀로 딸을 양육하는 변호사 수진을 맡았다. 딸의 미국 유학을 앞두고 건망증 증세를 보이던 수진은 교통사고로 간 병원에서 '초로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병이 악화되어가는 수진은 인우의 보살핌 아래 생활한다.
서현진은 치매로 무너져가는 수진과 딸을 향한 모성애는 물론 현실적인 부녀지간의 모습까지 매끈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허점이 많이 보였다"라고 겸손해하며 "최선이었다. 다시 돌아가도 더 잘할 자신이 없다. 결과물을 봤을 때 만족스럽진 않더라"라고 자평했다.
영화보다 드라마가 익숙한 서현진은 "영화를 한다면 드라마에서 할 수 없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카시오페아' 대본을 받고 드라마보다 현실적이고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어 하게 됐다"라고 출연 결심 이유를 알렸다.
촬영 당시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로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를 만나볼 수 없었다고 했다. 서현진은 같은 병을 앓다 떠난 할머니를 떠올리며 "할머니가 보인 행동을 많이 기억하며 연기했다. 개인적인 경험이 도움 됐다"라고 밝혔다.
또 "신파로 흐를까 봐 걱정됐다. 건조했으면 좋겠는데 촬영장에서 제가 자꾸 울더라. 감독님이 솔직하게 나오는 감정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해주셔서 표현되는 대로 했다"라고 돌이켰다.
안성기와의 호흡을 묻자 서현진은 "내가 언제 안성기 선생님과 연기를 해보겠냐. 아버지가 안성기 선생님이면 '꿀'이라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워낙 대선배라 어려웠다. 나이를 검색해보니 아빠랑 몇 살 차이 안 나시더라. 어렵게 대하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가가서 편하게 하려고 했다. 선생님도 잘 받아주셔서 쓸데없는 소리 많이 하며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안성기 선생님에게 촬영하며 '오랜 세월 연기를 해도 말씀이 없다'는 걸 배웠다. 저만 해도 촬영장이 빤히 보이는데 선생님은 오죽할까. 감독님에게 디렉팅을 전적으로 맡기고 현장을 휘두르려고 하지 않으셨다"라면서 "선생님처럼 나이 먹고 싶다"라고 바라기도 했다.
서현진은 '카시오페아'를 "가족 간의 유대에 대한 영화"라 칭하고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부모와 자식이란 뭘까. 애증의 관계 같다. 가장 많이 싸우지만 아무렇지 않게 풀린다. 가족에겐 거치지 않고 말하잖냐. 고민 중에 대본을 받아 더 와닿았다"라고 설명했다.
서현진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 "고맙기도 밉기도 하다"라며 말문 연 그는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게 하는 건 부모다. 3세까지의 교육으로 80세까지 산다고 하더라. 고맙지만 밉고 그래도 효도하고 싶고 내가 한 효도를 기억 못 해주면 치사하단 생각도 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인터뷰 말미 서현진은 "'카시오페아'는 큰 도전이었다. 드라마에서 노출이 많은 배우라 낯설게 느껴지고, 제 얼굴이 영화에 적합하지 않을까 봐. 기술 시사 전까지도 무서워서 못 보겠더라. 언론 시사회에 끌려가서 봤다. 개봉하면 관객들이 판단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더 현실적으로 연기를 해나가며 배역과 나를 밀착하고 두려움 없이 표현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카시오페아'는 오는 6월 1일 개봉한다.
[사진 = 트리플 픽쳐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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