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간 적용된 플래툰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정확성을 키웠다. 마침내 터졌다.
KIA 우타 거포 황대인은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현실' 거포다. 급기야 최형우, 나성범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4번 타자를 꿰찼다. 주로 5~6번 타자로 나서다 간혹 4번 타순에 들어가긴 했다. 그러나 22일 광주 NC전부터 24~26일 대구 삼성전서 4번 타자로 고정됐다.
4번 타자다운 타격을 한다. 삼성과의 3연전서 13타수 4안타에 2홈런 5타점을 수확했다. 특히 26일 경기서는 4-5로 뒤진 6회초 2사 1,3루서 홍정우의 패스트볼에 좌월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가운데로 들어오자 여지 없었다.
황대인은 전임 감독 시절 2년간 플래툰 1루수로 뛰었다. 2019년에는 유민상, 2020년에는 류지혁이 파트너였다. 전임 감독은 황대인이 풀타임 1루수로 뛰기엔 경험, 기술이 부족하다고 여겼다. 실제 정확성이 떨어지고 삼진이 많았다. 그렇다고 많은 장타를 생산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결국 황대인이 붙박이 1루수로 자리잡고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토종 우타 거포가 돼야 한다고 믿었다. 황대인의 자질과 장래성을 볼 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년간 플래툰을 겪어봤으니 이젠 풀타임으로 밀어붙여도 된다고 봤다. 1군 플래툰조차 경험이 부족한 김석환이나 고졸 신인 김도영은 결국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황대인에게 작년까지 1군 187경기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방향성을 틀었다. 역설적으로 정확성에 집중했다. 정확한 타격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타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레그킥을 줄였다. 작년에 비해 올해 다리를 들어올리는 높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타고난 힘을 믿었고, 컴팩트한 스윙으로 공략 가능한 코스를 늘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1년에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바깥쪽 공에도 타율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존에 들어오는 바깥쪽 코스에 대한 애버리지가 다소 높아졌다. 몸쪽 코스에 대한 애버리지는 확연하게 올라갔다. 전체적으로 긍정적 변화다.
45경기서 타율 0.293 6홈런 36타점 12득점 OPS 0.790. 당연히 커리어하이다. 좌투수 상대 0.241서 0.333, 우투수 상대 0.213서 0.273, 사이드암 상대 0.385서 0.375다. 사이드암 상대 타율이 살짝 내려갔지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좌우투수 상대 타율이 비약적으로 올라간 게 눈에 띈다.
스탯티즈 기준 조정득점생산력은 130.2다. 나성범(172.8), 소크라테스 브리토(148.3), 류지혁(146.5), 김선빈(140.7)에 이어 팀 내 5위다. 리그 21위로 수준급이다. wOBA(가중출루율, 타자의 타석당 득점 공헌)는 0.361로 팀 내 5위, 리그 22위다.
황대인의 생산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증명하는 지표들이다. KBO리그에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현 시점에서 황대인은 1순위다. 이제 장기레이스에서 일관성 유지라는 가장 중요한 미션을 수행하면 된다. 타이거즈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토종거포 1루수로 공인 받는 마지막 관문이다.
[황대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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