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너무 좋아서 그냥 따라 다닌다."
SSG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은 올해 KBO리그 복귀를 결정하면서 젊은 투수들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자신이 성장하는 젊은 투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자신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못지 않게 SSG 야구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왼손 선발투수 오원석은 김광현을 틈만 나면 졸졸 따라다닌다. 오원석이 그동안 김광현에게 들은 수 많은 얘기, 조언 등이 야구인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이해가 된다. 오원석에게 김광현은, 걸어 다니는 야구 교과서이자 나침반이다.
그런 오원석은 10일 인천 한화전서 자신이 갖고 있던 틀을 하나 깼다. 선발 풀타임 2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7이닝을 돌파했다. 그것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4승(4패)을 챙겼다.
오원석은 작년에 비해 올해 구위는 올라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39.4km서 143.4km로 무려 4km 상승했다. 변화구 커맨드는 여전히 기복이 있다. 그러나 변화구가 안정적으로 들어가는 날에는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오원석은 투구와 견제의 폼 차이가 확실한 단점이 있다. 글러브 높이에 차이가 있다. 그걸 지나치게 의식하면 투구 내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간 하다.
오원석은 "초반에 점수가 나서 편하고 공격적으로 던졌다. 7회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생애 첫 7이닝 투구를 의식했는데, 이재원 선배가 잘 잡아줬다. 내가 슬라이드스텝도 느리고 견제가 안 좋은 걸 상대 팀들이 아는데, 한번은 걸리겠지 싶었다. 그걸 이용하려고 했다. 컨트롤만 잘 되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김광현과 처음으로 시즌을 같이 보낸다. 오원석은 "롤모델이다. 그냥 너무 좋아서 따라 다닌다. 최근에는 대화도 하고, 장난도 친다. 야구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친다. 광현 선배님이 워낙 편하게 해준다"라고 했다.
알렉 마노아는 지난해 류현진(이상 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졸졸 따라다니는 선수로 유명했다. 실제 마노아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흡수했고, 성장에 큰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마노아는 올해 토론토 에이스를 넘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급으로 성장했다.
오원석은 김광현과 나눈 얘기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어쨌든 김광현이 오원석의 야구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오원석이 당장 사이영급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아니라, 좋은 길잡이의 긍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오원석도 자신의 틀을 깨면서 성장하고 있다.
[오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