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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여자배구를 이끌어가야 할 차세대 센터 박은진이 이영택 감독에 이어 또다시 센터 출신 고희진 감독을 만났다. 이번에는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김연경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며 세대교체 중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승리와 승점을 단 1점도 따내지 못하며 12전 전패라는 치욕적인 결과로 배구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여자배구대표팀은 VNL를 통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세계 배구의 흐름인 스피드 배구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당했다.
하지만 이유는 있었다. 김연경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국가대표 센터라인을 책임졌던 양효진과 김수지도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백은 너무 컸다. 특히 두 명의 미들블로커가 빠진 센터라인은 대표팀의 구멍이었다. 더구나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멤버였던 박은진까지 지난 시즌 당한 발목 부상 여파로 VNL 대표팀에 힘을 보태지 못한 건 더욱 안타까웠다.
지난 시즌 박은진은 도쿄올림픽 이후 지친 몸으로 시즌을 치르다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팀 훈련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지난 시즌이었다.
부상 후 가벼운 재활운동에만 전념하던 그녀는 고희진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같은 센터 출신인 고희진 감독은 누구보다 박은진의 몸 상태와 재활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벼운 재활만 하던 그녀에게 근력을 강화하는 훈련으로 훈련 방향을 수정해 줬다.
발목 부상은 재발 염려가 있다. 미들블로커는 항상 블로킹을 뛰어야 하기에 다른 포지션 선수들보다 많은 점프를 한다. 그래서 착지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발목 부상을 당한 박은진은 점프 후 착지가 불안했을 때 통증을 느꼈고 고희진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사실 고희진 감독과 박은진은 비슷한 장점을 가진 미들블로커다. 현역 시절 고희진 감독은 발은 느렸지만 블로킹 따라붙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리고 승부근성이 강했고 파이팅이 넘쳤다. 세리머니 리액션도 커서 코트 안의 분위기 메이커라 불렸다.
박은진도 블로킹을 따라붙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2020-2021 시즌에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유효 블록 1위를 차지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했다. 하지만 유효 블록에 비해 블로킹 득점은 다른 센터들에 비해 적다. 그래서 고희진 감독은 블로킹 득점이 가능하도록 타이밍을 잡는 방법을 조언했다. 이동 공격 시에도 평범하게 달려가지 않고 변형된 방법으로 달려가 상대 블로킹을 속이는 기술을 전수했다.
아직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고희진 감독을 만나 새로운 기술을 익혔다. 지난달 홍천 서머매치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박은진은 내달 네덜란드 및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세자르 감독이 원했다. 세자르 감독은 박은진을 여자배구대표팀 센터라인을 책임질 양효진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 들어와 재활을 하면서 훈련 방식을 익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만큼 여자배구대표팀은 박은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차세대 센터 박은진이 고희진 감독을 만나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고희진 감독에게 센터의 기술을 배우고 있는 박은진.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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