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하락세는 과학일지도 모른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도전하는 SSG의 9월 하락세가 심상찮다. SSG는 주중 LG와의 빅매치를 1승1무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8~9일 KIA와의 홈 2연전을 모두 내줬다. 이틀간 KIA 타선에 25점을 허용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SSG는 9월 들어 2승1무4패로 주춤하다. 범위를 좀 더 넓히면 최근 10경기 3승1무6패, 최근 15경기 6승1무8패다. 실제 김원형 감독은 1위 수성의 최대 고비였던 LG와의 2연전을 1승1무로 잘 넘긴 뒤에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최근 경기력이 안 좋은 걸 수장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확실히 8월 중순부터 SSG의 투타밸런스가 좋지 않다. 타선이 전체적으로 막히거나, 불펜이 무너지거나,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주는 등 전형적으로 안 풀리는 경기를 많이 했다. 최정 등 잔부상자도 적지 않다.
2위 LG에 여전히 4경기 차로 앞선다. 21경기를 남겨둔 상황. 여전히 이변이 없는 한 SSG의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유력하다. 다만, SSG로선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흐름을 되찾은 채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건 최근 몇 년간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시즌 마지막 1달 내외의 기간에 크게 고전했다는 점이다. 특히 2020년 NC, 2021년 KT는 10월에 5할 승률을 하지 못했다. 작년 KT는 시즌 중반부터 선두를 독주했으나 시즌 막판 부진으로 삼성에 동률을 허용, 1위 결정전까지 치른 끝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페넌트레이스 1위팀 9~10월 성적(2020~2021년 10월)
2015년 삼성 9월~17승10패
2016년 두산 9월~17승8패
2017년 KIA 9월~14승12패
2018년 두산 9월~20승11패
2019년 두산 9월~12승1무7패(SK 8승10패)
2020년 NC 10월 9승3무12패
2021년 KT 10월 9승4무13패
2022년 SSG 9월 2승1무4패
2019년의 경우, 표면적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 두산은 9월 이후 5할 승률을 넘겼다. 그러나 8월까지 선두를 독주하던 SK의 성적이 8승10패였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SK는 9월19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스윕패를 시작으로 무너지면서 두산에 대역전 우승을 내줬다. 시즌 막판 부진이 비극으로 이어진 사례다.
2017년 KIA는 9월 이후 5할 승률을 갓 넘겼다. 그러나 2위 두산에 5~6경기 차를 거의 다 따라 잡힌 끝에 겨우 우승했다. 실질적으로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시즌 막판까지 흔들리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이어진 사례는 2016년 두산이 유일하다. 두산은 그해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를 앞세워 압도적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또 다른 특징이 있다. 2015년과 2018년의 경우 삼성과 두산이 9월 이후에도 압도적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해 삼성과 두산은 각각 두산과 SK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의 희생양이 됐다. 삼성은 일부 주축 선수들의 해외도박 파문, 두산은 부상자 속출로 한국시리즈를 망쳤다.
어떻게 보면 10개 구단 체제 정착 후 시즌 막판에 고전한 1위 팀이 한국시리즈서 웃은 뒤 ‘고진감래’를 외친 게 보편적인 코스(?)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역시 장기레이스는 아무리 전력이 좋아도 변수가 많고 경기력의 사이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시즌 내내 가장 잘 했기 때문에 시즌 막판에 내리막을 타는 게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시즌 내내 그 어느 팀보다 많이 이기면서 주축들의 에너지 소모가 다른 구단들보다 더욱 많은 건 사실이다. 더구나 SSG 야수 주축은 30대 중반이다.
SSG도 고생 끝에 낙이 올까. 2019년 악몽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SSG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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