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할 타율은 무너졌다. 심지어 실책왕에 등극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SSG 공수겸장 유격수 박성한(24)이 KBO리그 NO.2 유격수라는 건 변함없다.
박성한은 지난달 30일 인천 키움전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실책을 무려 세 차례나 범했다. 스스로 SSG를 패배 위기로 몰아넣었다가 과감한 주루로 SSG를 패배 위기서 구해냈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선수지만, 연장 10회 주루에선 절박함을 느꼈다.
우선 2-1로 앞선 8회초. 2사 1,2루서 김혜성의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다 저글했다. 결국 만루가 됐고, 대타 임지열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이 됐다. 2-2 동점이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는 이용규의 타구를 잘 잡은 뒤 1루 송구가 살짝 높았다.
10회초가 가장 아찔했다. 1사 3루서 김혜성의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박성한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타구가 좌측 외야 파울 지역으로 천천히 굴러갔다. 1점을 내주고 김혜성의 2루 점유까지 허용한 순간이었다.
이후 박성한은 10회말 내야안타를 날린 뒤 김강민의 좌중간안타에 과감히 2루를 돌아 3루에 들어갔다. 결국 이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없었다면 최준우의 희생플라이도, SSG의 승리도 성립될 수 없었다. 결정적 실책을 세 차례나 저질렀지만, 주어진 상황서 최선을 다해 팀에 공헌했다.
사실 후반기 들어 박성한의 야구가 참 안 풀린다. 전반기 83경기서 타율 0.332 2홈런 39타점 39득점했다. 타율 톱5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52경기서 타율 0.235 16타점 28득점이다. 8월 타율 0.218, 9월 타율 0.243에 그치며 3할이 무너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전반기 0.407이었던 출루율이 후반기 0.327로 추락했다. 결국 OPS도 전반기 0.817서 후반기에는 0.643으로 내려앉았다. 공을 잘 골라내면서도 공략 가능한 코스가 많은 게 박성한의 최대 강점이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많이 흔들렸다.
2021시즌에 타율 0.302로 생애 첫 3할 타자가 됐다. 올 시즌에는 5경기를 남겨둔 상황서 타율 0.295. 2년 연속 3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10경기 타율 0.306으로 완연한 회복세다. 통산타율 0.284의 타자가 커리어 애버리지를 3할 가까이 올리는 과정이다.
이날 3개의 실책으로 작년 23실책을 넘어 시즌 24실책을 기록했다. KIA 박찬호(22개)를 제치고 리그 최다실책 1위에 올랐다. 그러나 1135이닝으로 유격수 최다이닝이자 리그 내야수 2위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실책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쓸 위기지만, 박성한의 수비지표가 나쁜 건 아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WAA 0.466으로 리그 29위이자 유격수 5위다. 타구처리율은 89.15%로 리그 30위이자 유격수 3위.
박성한은 올 시즌 작년의 퍼포먼스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2년 연속 맹활약하며 톱클래스 공수겸장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파워까지 갖춘 오지환(LG)이 KBO NO.1 유격수라면, 박성한은 NO.2라고 봐도 무방하다.
설령 3할 타율을 못 쳐도, 실책왕을 해도 어떤가. 그래도 명실상부한 KBO리그 두 번째 유격수다. 올해 SSG의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도전에 이미 상당히 기여했다.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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