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8년 만에 처음봤어요"
국가대표 유격이자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던 김재호(두산 베어스)에게 지난 9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악몽'과도 같았다. 단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대수비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유는 연쇄적인 실책과 아쉬운 플레이 때문이었다.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이 친 타구가 1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두산 1루수 김민혁은 2루로 향하는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김재호에게 힘차게 공을 뿌렸다. 송구가 다소 높았지만, 김재호가 잡아내지 못할 공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민혁의 송구가 김재호의 글러브에 맞고 튀면서,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실점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재호는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는 이원석이 친 타구를 뒤로 빠트리기까지 했다. 이 수비 또한 실점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이후에는 좌익수 김재환의 송구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고, 병살타성 타구에 또 한 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실책으로 기록된 것은 2개에 불과했으나, 아쉬운 플레이는 1회에만 무려 네 차례나 발생했다.
두산 벤치는 결국 1회 수비 도중 김재호를 빼고 이유찬을 투입했다. 하지만 1회부터 기울어진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고, 두산은 3-11로 완패를 당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모습을 어떻게 봤을까.
사령탑은 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교체를 해줘야죠"라고 말 문을 열며 "세이브 수비수를 선발로 냈더니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 8년 만에 그런 모습을 처음 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문책성 교체는 아니다. 그때는 예우상 빼줘야 한다. (김)민혁이 볼이 스핀이 좋은데, 공이 살아 올라온 것 같더라"며 "2루타로 끊을 수 있는 타구에 설렁설렁 수비를 하는 등의 경우에는 문책성 교체지만, 어제는 문책성 교체가 아니다. 더 놔두기 보다는 빨리 빼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가 김민혁의 송구를 받아내지 못하고, 이원석의 공을 뒤로 흘린 이후 교체를 결심했다. 단 1회가 끝난 뒤 교체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책성 플레이가 발생하면서, 결국 조기 교체를 선택하게 됐다.
사령탑은 전날 부진한 투구를 남긴 로버트 스탁에 대해 "스탁이 초반에 안 좋긴했지만, 실책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무너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민혁(3루수)-박세혁(포수)-김인태(우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두산 베어스 김재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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