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새로운 한국팀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쿠리야마 감독은 25일 2차전까지 지켜본 뒤 한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은 WBC 일정이 발표된 후 발 빠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쿠리야마 감독은 미국을 방문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과 만남을 가지며 WBC 일본 대표팀 승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중국, 호주, 체코와 B조에 속해있다. 한국은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23년 3월 10일 도쿄돔에서 맞대결을 갖는다. 상위 라운드 진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한국은 일본을 반드시 잡아내야 한다. 일본의 입장도 마찬가지. B조에서는 한국이 가장 경계 대상이다.
쿠리야마 감독은 당초 한국시리즈를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는 2023년 3월 열리는 WBC 한국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더 많이 포진한 키움과 LG의 경기를 시찰하기 위해 일찍 한국을 방문했다. 쿠리야마 감독은 PO 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후와 김현수 등 승부처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쿠리야마 감독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50경기에 출전해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활약한 김하성의 모습도 꾸준히 체크해 왔다. 쿠리야마 감독은 "여러분(취재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을 알고 있다. 최근 미국에 갔을 땐 김하성의 플레이를 직접 보며 기량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닛칸 스포츠', '주니치 스포츠'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쿠리야마 감독은 26일 간사이국제공항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쿠리야마 감독은 "한국에 가길 정말 잘했다.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을 때의 선수층이 두터운 팀을 보고 싶었다"며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쿠리야마 감독이 가장 눈여겨 본 선수는 LG의 '믿을맨' 정우영과 '마무리' 고우석이었다. 정우영은 올 시즌 67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 홀드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쿠리야마 감독은 정우영에 대해 "타자가 볼 때 굉장히 싫은 느낌"이라며, 그만큼 타자들이 상대하기에 까다로운 투수로 평가했다.
고우석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고우석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병살타로 이어질 수 있는 송구를 받아냈으나,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하면서 타자 주자를 살려보냈다. 당시 고우석의 실수는 2사 만루의 큰 위기로 이어졌고, 야마다 테츠토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고 경기를 내주게 됐다.
쿠리야마 감독은 고우석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모습보다는 더 발전한 것으로 봤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쿠리야마 감독은 "고우석은 지난해 올림픽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칭찬했다. 고우석은 올해 61경기에서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마크, 세이브왕과 함께 최연소 40세이브를 기록했다.
쿠리야마 감독은 "WBC는 (투구수 제한으로 인해) 짧게 투수들이 연결되는 두려움이 엄청나다. 이를 보고 싶었고, 엄청났다. 과거의 한국 대표팀과 비교하지 않고, 새로운 한국팀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한국 계투진을 칭찬하며 "쿄돔과 같은 좁은 구장에서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며 한국 타자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LG 트윈스 정우영과 고우석,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DB, KBO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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