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매일 고민해요.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면 좋을지.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기보다는 믿음과 신뢰를, 안정감을 주고 싶어요."
차은우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일랜드'는 한국 만화계의 거장 윤인완, 양경일 자각의 동면의 만화/웹툰을 원작으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차은우는 "무술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 선배님들이랑 '이 신 너무 잘했다', '이 신 너무 재밌다', '이게 이렇게 나왔구나'하고 너무 신기해서 서로 단체 메시지방이나 전화로 이야기도 주고받고 많이 나눴다"고 '아일랜드' 파트1을 감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촬영을 한지는 1년이 좀 넘었다. 24일이 며칠 안 남았는데 파트2가 공개된다고 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어떻게 나왔을지도 너무 궁금해서 같이 기대를 하고 있다"며 오는 24일 공개를 앞둔 파트2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극 중 차은우는 지상 최고이자 최연소 구마사제 요한으로 분했다. 태어나자마자 해외로 입양된 요한은 신의 부름을 받아 최연소 구마사제로 거듭난 인물. 신의 소명이라 여기고 제주도로 파견된 어느 날, 요한은 예언서에 계시된 '그날'을 마주하며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다.
구마사제 역을 맡은 만큼 차은우는 사제복 차림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사제복을 입었을 때 마음가짐이 달라진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조금 더 경건해진다"며 "좀 더 나만의 스타일과 색깔로 요한이스럽게 사제지만 좀 더 힙하고 어린, 바티칸에서 온 최연소 구마 사제 느낌을 좀 더 살려보고자 했다. 수많은 멋있었던 선배님들이 계시지만 나만의 색깔을 잘 표현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요한은 헤드셋을 쓰고 K-POP을 들으며 구마를 한다. 차은우는 사제지만 어린 요한에 소년스러움과 동시에 20대 남자의 느낌을 담으려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요한스러움을 잊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요한의 귀걸이다. 귀걸이를 아예 착용하지 말자는 감독의 이야기에 차은우는 요한으로서의 캐릭터를 극대화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어필했다. 그렇게 요한은 '아일랜드'를 촬영하며 만들어져 갔다.
차은우는 "구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다. 감독님, 남길이 형하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아일랜드' 속 요한이는 이전 사제 캐릭터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차단할 건 차단하되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가는 캐릭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캐릭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아일랜드'는 원작 만화와 웹툰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차은우는 "캐릭터를 시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면서 거기에 갇힐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장점은 장점대로 가져가되 좀 더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하려 했다"며 "포스터 촬영을 할 때는 표정을 좀 더 만화스럽게, 웹툰스럽게 연출해보려 했다. 2D를 3D화 하는 거니까 잘 표현하려 했다. 그런 부분이 재밌기도 하고 거기서 얻는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원작이 있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tvN '여신강림'을 거친 만큼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데 발전된 점도 있었다. 그때그때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 하자는 모토. 경석이와 수호를 표현하며 차은우는 그때의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요한에는 조금 더 경험이 쌓인 차은우의 최선이 담겼다.
차은우는 대본을 받은 뒤 '아일랜드' 원작을 접했다. 글자들로 이루어진 대본 속 요한은 만화, 웹툰을 거치며 생김새와 헤어스타일, 액세서리가 시각화됐다. 그 속에서 착안할 점을 착안하며 좀 더 차은우스럽게 요한을 입히고 입히는 작업이 이어졌다. 그런 차은우에게 원작 작가는 요한을 재밌게, 멋있게 잘 표현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아일랜드'는 차은우의 첫 장르물 겸 액션 도전작이기도 하다. 정확한 개월 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약 3개월 정도. 차은우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무술감독을 찾아 연습했다. 요한이 쓰는 검과 길이가 똑같은 장난감 봉을 받아 집에서도 연습에 열중했다. 그 장난감은 아직도 차은우와 함께하고 있다.
당연히 부상도 뒤따랐다. 연습 때는 안전했지만 현장마저 그럴 수는 없었다. 촬영지가 산이고 경사가 좋지 않은 데다 자갈이 많은 것도 한 몫했다. 요한이 앞으로, 뒤로 구를 때면 돌이 박히기도 했다. 그러나 차은우는 "건강히 잘 마쳤다"며 뿌듯하게 말했다.
"액션만의 묘미가 진짜 있는 것 같아요. 도전이었다면 도전인 작품이었으니까 더 이 작품이 하고 싶었고, 요한이라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것도 있었고. 끝난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 너무 재밌었고 즐거웠고 얻은 게, 배운 게 많은 작품이었어요. 재밌었어요."
파트2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액션이 첫 번째가 아닐까 싶다. 장르 자체가 판타지 액션이고 뒤에는 액션 스케일이 커지기 때문에. 나도 내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보시는 분들도 어떻게 했는지 잘 봐주셨으면 한다"며 더 큰 액션을 어필했다.
CG가 많은 판타지 액션인 만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차은우는 "쉽지 않았다. CG가 입혀지고 다 나온 것은 무서운 정염귀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스태프 분들이 초록색 쫄쫄이를 입고 계시거나 주황색 공이 떠다니거나 했다. 그래도 촬영할 때는 몰입해서 재밌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차은우는 "이번에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려웠다. 점수를 매기기보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내가 열심히 하고 잘 표현해내려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일랜드'에 임한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주는 것을 망설였다.
그는 만족도에 대해 묻자 그제야 "중간?"이라며 "50점? 반타작이다. 원래 내 성격과 스타일이 좀 나한테는 야박하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런 부분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차은우의 첫 연기 도전작은 2014년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딘 지 벌써 10년 차가 되는 셈이다. 이를 들은 차은우는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신기하다. 돌이켜보면 내가 이런 직업을 갖고 여기까지 달려온 것도 신기하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최근 촬영 중 하루 쉬는 날, 매니저와의 산책을 회상했다. 데뷔해서 여기까지 달려온 게 신기하고, 판타지오라는 회사에서 데뷔해서 아스트로 활동하고 배우 활동하는 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마음속에 뭔가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들었어요. 7주년, 8년 차라고 생각했지 10년 차라고는 생각 안 해 봤는데.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 신기하고 뿌듯하면서. 저도 모르게 조급할 때도 있지만. 그날 그렇게 밥 먹고 산책하면서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10년 차 배우 차은우는 "아직 좁지만 조금은 보인다는 것. 예전에 돌이켜보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너무 열심히 하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며 "지금은 나를 바라볼 줄 아는 법도 생겼다. 그때는 나를 바로 볼 줄도 모르고 어떻게 보면 바보 같았다. 당연히 10년 뒤에 보면 지금도 바보 같겠지만"이라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고민과 성장은 파트2의 기대 포인트이기도 했다. 차은우는 "'형, 잘 자'라며 요한이 제 손으로 형을 처단하는 장면이 마음에 들면서 제일 가슴 아팠다"며 "거기서 오는 요한이의 내적고민이 되게 크다. 나는 신을 이렇게 믿고 신의 권능을 행하고 있는데 신은 정말 있는 것인가에 대한. (기대 포인트는) 요한의 고민과 성장으로 하고 싶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사진 = 티빙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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