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한국이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체코와의 3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 불씨를 살렸다. 자력으로 8강 진출이 불가능한 한국은 호주가 일본과 체코에 져야지만 기적같은 8강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따져봐야 할 게 많다. 한국, 호주 체코 모두 2승 2패가 된다면 WBC 규정에 따라 3개 팀의 팀 간 최소 실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즉 한국은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하고 실점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열린 체코와의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아도 될 2점을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로 헌납했다. 상황은 이랬다. 한국이 6-0으로 앞선 7회초 1사 1.2루서 체코 멘시크가 좌전 안타를 쳤다. 이때 좌익수 김현수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으려다 낭패를 봤다. 잡지 못한 공은 펜스 앞까지 흘러갔고 실점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1.2루 주자 모두 홈을 밟으며 2실점했다. 기록은 2타점 2루타였지만 사실 김현수의 판단 미스였다.
한 점 한 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2실점은 대표팀 입장에서 큰 아쉬움이었다. 이강철 감독도 바로 최지훈을 대수비로 투입 시키며 김현수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문책성 교체였다. 김현수도 자신의 실수가 큰 의미가 있는 실점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동료들에게 미안해하며 뛰어 들어갔다.
김현수는 이번 야구대표팀 멤버 중 태극마크를 단 경력이 가장 길며 주장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까지 모든 국제경기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지난 15년 동안 김현수 없는 대표팀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타격과 수비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WBC는 다르다.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퓨처스팀과의 연습경기부터 일본 오사카에 열린 일본 프로팀과의 공식 연습경기까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표팀 중심타자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호주전과 일본전에서도 중심타선에 배치되었지만 7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체코와의 경기에서 내야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타격 타이밍이 좋지 않다.
후배들을 이끌고 국가대표로 마지막이 될 10번째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김현수에게 이번 WBC는 공격과 수비 모두 좋지 않은 악몽 같은 대회가 되고 있다.
[아쉬운 수비로 실점한 김현수,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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