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훈련장에 부는 '게리 셰필드 효과'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혹시 실례가 되는 건 아닌지…"

넥센 히어로즈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심상치않은 기류가 포착됐다. 주인공은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한 게리 셰필드(43)다.

셰필드는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간 넥센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셰필드의 합류는 그의 에이전트인 짐 니더씨의 소개로 이뤄졌다. 마땅한 훈련지가 없어 고민하던 셰필드는 니더씨를 통해 합동 훈련을 제안했고, 김시진 감독은 이를 흔쾌히 허락했다.

22년 동안 메이저리그 통산 2689안타 509홈런 1676타점 타율 .292를 기록한 대선수와 함께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넥센 선수단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기쁘다는 감정 조차 느끼기 힘들었다. 그들에게 셰필드는 경이로운 대상에 가까웠다.

특히 넥센 대표 타자 강정호의 각오는 남다르다. "체격과 어깨, 방망이 등 다방면에서 실력이 좋다"는 셰필드의 칭찬을 듣고 난 후 훈련기간 내내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셰필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평소에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조언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기술 뿐 아니라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한 셰필드의 조언을 듣고 자신의 목표를 수정한 선수도 있을 정도다. 셰필드가 이끌어낸 긍정적인 효과다.

억대 연봉의 스타 선수지만 셰필드 앞에서는 그저 야구팬에 불과했다. 셰필드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쭈뼛거리며 그의 주위를 맴돌고, 기념 사진을 위해 나란히 서 다소곳이 두 손을 모으기도 한다. 야구 영웅과의 만남에 절로 신인 시절 생각이 난다. "신인 때로 돌아간 것 같다. 몸도, 마음도 모두 새로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7개 구단이 일본 전지훈련을 택한 것과는 달리 넥센은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안정적인 기온과 뛰어난 훈련 시설 때문이었다. 여기에 셰필드의 합류로 인해 넥센 전지훈련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소기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셈이다.

[훈련 중인 넥센 선수단과 게리 셰필드.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제공]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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