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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윤희석인지는 정말 몰랐다.
영화 '챔프'에서 장발을 하고나온 인권 캐릭터를 보고 주목할만한 신인배우의 탄생을 예감했었다. 알고보니 그는 바로 배우 윤희석.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다소 독특한 정신과 의사로 출연했으며 이에 앞서 영화 '의형제'와 '뜨거운 것이 좋아' 등에 다수의 작품에서 주로 순한 듯 스마트한,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줘왔던 그였다.
그러나 이번 '챔프'에서는 알아보지도 못할만큼 연기변신을 했다. 그에게는 데뷔 이후 첫 코믹연기였으며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캐릭터이기도 했다.
윤희석은 최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인권 역을 하는 것에 대해 회사에서도 우려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미지 변신도 중요하지만 워낙 오버하는 연기를 싫어하는 내 성향을 너무 잘 아니까. 다들 기대도 했지만 그만큼의 걱정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연기를 할 때 내 캐릭터가 튀는 것보다 작품에 녹아드는 역할을 선호한다. 그러니 인권 역을 연기하면서 불편한 것이 없을 수 었었다. 혼란스럽기도 했다.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내가 맡은 캐릭터가 극에서 튀는 부분이기에 나중에는 마음 먹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이환경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워낙 플랜이 확실한 분이라 '그래 믿고 가보다' 했다. 감독님 역시 '날 믿어라. 나만 믿고 와봐라'라고 하셨고. 내가 혼돈스러울 때는 차라리 의지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인권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역시 고민되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윤희석은 이환경 감독의 끈질긴 설득 끝에 어색한 인권의 헤어스타일을 수락했다.
"마침 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을 찍으면서 장발을 하고 있던 차였다. 감독님이 '구미호' 종방연때 찾아오셔서 지금의 인권 머리를 떠올렸다. 심한 곱슬머리가 스트레이트를 해서 어색하게 펴진 그 머리. 난 처음에는 차라리 파마를 하자 했는데 감독님의 컨셉트가 너무 명확했다. 결국 하게 됐다. 그래도 영화에서 주인공 차태현씨 캐릭터 만큼이나 감독님의 애착이 큰 캐릭터가 바로 인권이었다."
그럼에도 어려운 점은 끝이 아니었다. 인권이 말 뒷발에 채이는 장면에서는 부상도 입었다.
"그때는 정말 감독님이 미웠다(웃음). 한 30컷 넘게 갔는데 말은 도무지 제어가 안된다. 실제로 말 뒷발에 채여 죽는 사람도 있는데 또 예전에 단막극을 찍다 말 때문에 크게 다칠 뻔 한적이 있어 공포도 있었다. 안전장치도 안한 채 촬영을 했는데 영화를 자세히 보면 실제 공포감이 얼굴에 서려있다. 전력질주할 때도 정말 살기 위해 달린거다."
한예종 1기 출신이기도 한 윤희석은 끝으로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블랙수트가 잘 어울리는 실장님 캐릭터보다는 그래도 뒤틀려 있고 갈등의 요소들이 있고 또 이겨내려고 하는 캐릭터들이 좋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으니까. 멋있는 표정과 할 수 있는 연기는 한정돼있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깨지는 역동적인 캐릭터들이 좋다"라고 그만의 연기 철학을 들려줬다.[윤희석과 '챔프' 스틸컷.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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