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우드 '의혹의 익사사고', 30년만에 재수사…'선상의 삼각관계' 주목

[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지난 1981년 남편인 배우 로버트 와그너와 요트를 탔다가 실족사한 것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여배우 나탈리 우드에 대해 30년만에 재수사가 이뤄진다.

18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보안관 수사팀이 지난 1981년 요트를 타던 중 실족해 사망한 후 끊임없는 살해설이 제기되는 배우 나탈리 우드 사건을 새로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재수사한다고 보도했다.

나탈리 우드는 지난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탈리나 아일랜드에서 요트를 타던 중 실족사, 4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시체가 요트에서 1마일이나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고 긴 잠옷과 양말, 그리고 자켓을 입은 채로 사망해 그동안 끊임없이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법정과 수사관들은 그의 죽음을 사고로 서둘러 종결지었고, 이에 그의 죽음은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우드가 타고 있던 요트의 선장 데니스 데이번과 나탈리의 동생인 배우 라나 우드는 '나탈리 우드는 실족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물에 빠져서 숨진 것'이라 주장했으며, 특히 유력한 용의자로 우드의 남편인 로버트 와그너를 지목했다.

이들이 로버트 와그너를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는 당시 요트에 로버트 와그너, 우드의 동생 라나, 배우 크리스토퍼 웰켄이 함께 타고 있었으며 와그너가 우드와 염문설이 난 웰켄을 초대한 것에 크게 불쾌해했고 배안에서 부부싸움을 벌였기 때문.

그러나 용의자로 지목된 와그너는 2년 전 출간된 자서전 '피스 오브 마이 하트'에서 "웰켄과 우드가 다퉜고 다툼 끝에 우드는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과 웰켄이 배 갑판에 있는 동안 우드는 방안에서 잠자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우드를 찾았을 때 우드는 이미 방안에 없었다"고 다른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미국의 연예뉴스사이트 TMZ 닷컴은 당시 배 선장이었던 데니스 데이번과 마티 룰리가 새로 나탈리 우드에 대해 쓴 전기 '굿바이 나탈리, 굿바이 스플렌더'를 인용, 남편 와그너가 우드와 월켄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분개, 와인병을 집어던지며 월켄에 "너 뭘 원하는거야? 내 아내와 자고 싶어? 그게 네가 원하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직후 월켄은 자신의 선실로 돌아갔으며, 나탈리 우드와 로버트 와그너는 전용실로 들어갔다는 것. 선장에 데이번에 따르면 그는 부부가 싸우는 소리와 함게 '쿵'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이후 극단적인 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 흐른후 선장은 갑판에 나왔으며 와그너가 "나탈리가 없어졌어" 하는 말을 들었다고. 책에는 직후 와그너가 선장이 '해안경비대에 전화하자"는 요구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와그너는 또 이때 나탈리와 함께 구명정이 사라졌다고 말했으나, 사람들은 나탈리가 극도로 물 공포증이 있어 와그너의 이 말에 의심을 품었다는 것.

하지만 나탈리의 죽음은 결국 익사사고로만 결론지어졌고, 선장 외 전기의 또한 저자인 마티 룰리는 그동안 끊임없이 이를 파헤치고자 노력해왔다.

결국 LA 보안청 수사대는 사고 장소인 캘리포니아 카탈리나 해변과 전기 저자인 룰리를 만나러 뉴저지까지 다녀왔으며, 선장을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도 갔었고, 당시 타고있던 배인 '스플렌더'호를 보러 하와이까지 갔다왔다고 한다.

한편 이같은 나탈리 우드 사건의 전기를 통한 폭로와 경찰의 수사 움직임이 있자 살해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는 남편 로버트 와그너는 서면을 통해 "나탈리 우드의 죽음에 대한 명백한 새 정보가 있는 경우라면 이를 평가하겠다. 그러나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 30주년을 맞아 이를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우드는 1960년대 '초원의 빛'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유없는 반항' 등에 출연하는 등 아카데미에 3번이나 후보에 올랐다. 와그너와는 TV시리즈 '하트 투 하트'에서 만나 1957년에 결혼했다가 이혼한 뒤 1972년에 재결합했다. 크리스토퍼 월켄은 영화 '디어 헌터'의 닉크 역으로 유명하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중의 리처드 베이머와 나탈리 우드(오른쪽).]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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