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조용하고 완벽한 휴양지 "세부"

세부로 가는 비행기 안, 근사한 리조트와 초록빛 바닷물이 철렁거리는 풍경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몸에 생기가 돈다. 사실 겨울여행지로 어디를 갈까하고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로 갈 것인가 열심히 뒤적거렸지만. 결국 나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 잡은 곳은 다름 아닌 세부다.

세부를 선택한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소는 가급적 피했다. 짧은 여행일수록 오가는 여정이 길면 그만큼 나를 위한 휴식의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은 복잡거리는 도시보다는 푸른 바다가 일렁이는 섬이 있었으면 하는 거다. 그것도 감옥에 갇힌 듯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섬보다는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한 섬. 이런 조건으로 여행지를 찾다보니 세부가 제격이다.

비행기가 내려선 곳은 세부 인근의 막탄 섬. 관광을 위해서라면 자동차를 타고 세부 시내로 이동을 해야 하지만,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해양 레포츠를 즐길 요량이라면 막탄 섬을 빠져 나갈 이유가 없다. 섬의 동부에 플랜테이션 베이, 마리바고, 샹그릴라 등 고급스러운 리조트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동부해안의 리조트 중 눈길을 끄는 곳은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스파다. 9헥타르의 광활한 면적은 답답함을 느낄 겨를이 없고, 중앙에 조성된 인공 바닷물 석로를 중심으로 건물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전망도 뛰어나다. 석호는 하얀 모래가 깔려있고, 이를 따라 형성된 U자형 라군에는 야자수와 썬베드 등이 있어 인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아열대의 풍광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알짜 공간인 셈이다. 편안히 쉬는 것만으로는 왠지 따분하다. 이럴 때 리조트의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은 여행의 활력을 더해주는 요소다. 넓은 리조트 안에서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골프 카트를 타고 돌아다니며 암벽타기부터 공기총, 권총 사격, 양궁, 비치발리볼 등 한시도 쉬지 않고 즐거운 요소를 찾아내 여가를 보낼 수 있다.

물론 스노클링, 카약 등의 해양 레저는 기본이다. 휴식을 취하든, 다양한 레포츠로 즐거움을 찾든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여간 편리한게 아니다.

샹그릴라 리조트도 좋다. 바다 쪽 전망을 본다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훨씬 수려하다. 리조트 투숙객을 위한 350m의 전용 해안은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조용하고, 경비원들이 비투숙객으로부터 해변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신변의 안전도 보장된다. 남국의 뜨거운 태양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비취빛 바다를 보고 있자면, 문득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진다. 더욱이 막탄 섬의 진정한 매력은 해수면 아래 세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 바다 속은 다양한 형태의 동굴, 기암절벽, 산호초 등이 있어 다이빙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트로피칼 아일랜드 어드벤처나 스코티스 다이브 센터 등 다이빙 센터에 문의하면 막탄 섬 주변과 외곽에서의 다이빙 관련 정보는 물론 체험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쉬고 바다에서 신나게 놀고 나니 더 이상 막탄 섬에서 할게 없다. 관광 삼아 여기저기 구경을 하려니까 여기 사람들이 막탄사원을 추천한다. 사실 별로 대단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이 필리핀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장소란다. 세부가 마젤라에 의해 발견되어 알려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막탄 사원이 바로 바젤란과 연관이 깊다.

1519년8월 스페인의 세비야 할수를 떠난 마젤란은 항해한 지 1년8개월이 지난 1521년 4월7일,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세부 항으로 배를 몰고 들어왔다. 이날이 세부의 역사가 최초로 세계사의 한장을 차지한 날이다. 하지만 마젤란이 세부에 최초로 발을 내디딘 외국인은 아니다. "샴, 중국, 아라비아 등지에서 온 많은 배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다. 그들은 도자기 그릇에 식사를 하고, 많은 금과 보석을 사용했다."고 하는 그의 목격담은 그보다 한 발 앞서 세부에 도착한 이방인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선교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마젤란은 세부 부족의 여오아 주아나와 일족, 그리고 주민 8백여 명을 가톨릭으로 개종시켰다. 이를 기념하여 당시 십자가를 만들어 세웠는데 이것이 '마젤란의 십자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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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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