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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 80년생 동갑내기 동네 친구 4인방이 모여 감성 록밴드 넬이 탄생했다.
그간 함께한 지 15년여의 시간 동안 대표곡 ‘기억을 걷는 시간’을 비롯해 ‘그리고, 남겨진 것들’, ‘백야’, ‘Stay', ‘멀어지다’, ‘Promise me’ 등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소장하고 싶은 곡들도 상당수 축적했다.
지난 6일에는 총 6곡이 수록된 새 앨범 ‘Escaping Gravity’도 출시했다. 지난해 발표한 ‘Holding onto Gravity’에 이은 3부작 시리즈의 2번째 앨범이다. 출시되자마자 타이틀곡 ‘Ocean of Light’를 위시해 음원차트 실시간 순위 1위는 물론,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반응도 뜨겁다.
넬은 최근 여의도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새 앨범으로의 활동 소감 등과 함께 지난 발자취를 더듬으며 그룹 ‘넬’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로운 앨범이 나왔어요..”
힘들 게 했던 작업이 끝났다는 의미이기도 한 반면에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하는 감정이 교차돼 시원섭섭한 순간이다.
“음원 반응이 좋은데요..”
앨범에 대한 반응은 아무래도 좋다는 반응이 많다면 당연히 기분은 좋겠지만 그만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단 얘기니까 그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칭찬을 받는 느낌? 그런 기분은 좋다. 나름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들 사이에서 분발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주 주류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하는 친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넬이 밝아졌다고요?”
10년 전 1집 이후 처음으로 여름 시즌에 앨범이 나온 것이기는 하다. 의외로 여름에도 잘 어울린다는 얘기가 많은 것 같기도. 하하. 기존에 했던 곡들보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들도 많아서 우리가 많이 밝아지고 달라졌다고 하는 듯 한데 사실 계절감에 대한 고려보다는 3부작으로 준비한 앨범의 2부작으로 나온 만큼 그 스토리에 맞게 작업하다 나온 결과물이다.
“‘중력 3부작’ 시리즈로 낸 이유는..”
저희가 싱글 앨범을 낸 적이 거의 없어서 3부작으로 나눠서 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싱글 나름의 장점도 있고 마치 단편식으로 옴니버스 영화처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전반적인 앨범의 타이틀인 ‘중력’이 뜻하는 바는 리스너마다 다르겠지만 꿈을 잊어가거나 잃어갈 때 오는 좌절감이라든가 그런 어려운 시기를 중력의 시기에 빗대어 표현하고팠다.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빠져나가는 극복 방식이 저마다 다르듯이 음악적으로 다 다르게 표현해 내고 싶었다.
마지막 3부작은 아직 어떤 느낌으로 갈 지 밝힐 순 없지만 워낙 우리가 평소 작업량도 많고 이미 만든 노래들이 많아서 곡을 추리는 데만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넬의 작업 스타일은..”
가사나 전반적인 방향은 거의 보컬 김종완이 잡고 전체적인 사운드와 편곡적인 부분에서는 멤버들 전원이 상의해서 결정한다. 앨범 준비에 들어가면 두세 달은 꼬박 송파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합숙에 준하는 느낌으로 지겹도록 붙어 있는다. 특별한 각자의 롤은 없다. 같이 하는 것 자체가 롤이다.
종완이가 워낙 리더답게 중구난방인 아이디어를 잘 정리하고 트렌드적인 감각도 빠르고 중심을 잘 잡는다.(재경) 제가 늙은이들을 잘 리드하고 있긴 하다. 하하.(종완)
“음악순위프로그램 출연 소감..”
6개월만에 다시 찾은 음악프로그램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출연진 나이대가 또 낮아져있더라. 아직도 방송국에 적응은 안 된다. 우리같은 경우 녹음실, 공연장에 있는 시간이 대다수다 보니까 방송국은 뭔가 시스템도 다르고 항상 새롭다. 대개 대기실에 우리끼리만 있으니까 다른 가수들 보면 신기하고 걸그룹 보는 재미도 있고..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는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다른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냥 취향의 차이다. 그걸 하는 게 좋고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아직까지는 우리 노래를 가지고 우리 공연을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래서 섭외가 몇 번 왔던 걸로는 알지만 이런 프로그램에는 아직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또 철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즐겁게 공연하고 싶은데 나간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도 같다.
“넬의 음악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요?”
밴드 스타일로 사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 방송이나 다른 루트를 통해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고 음악 외에는 우리를 알리는 게 없어서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왜 우리를 좋아하시는지 물어보고 싶다.(재경) 음악적으로 변화하고 꾸준한 발전이 있었고 그걸 좋게 봐주셔서 그런게 아닐까?(재원)
요즘에는 가수라는 직업 자체가 꼭 음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뭉쳐져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오랜 시간 가장 큰 포커스를 음악으로 둔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물론 제가 트렌드에 대한 감각도 좋고 잘 만들기도 하고. 흐흠. 무엇보다 별로 일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지금껏 즐기면서 하고 있는 걸 알아주는 게 아닐까? 지금도 우리에겐 가장 큰 취미이자 특기이자 놀이는 음악이다.(종완) 결국은 음악이다. 우리가 그래도 그렇게 못하지는 않나보다. 하하(정훈)
“넬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사운드로 풀어내는 거라면 사실 어떤 스타일이든 상관없다. 록밴드라고 하면 조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질 수도 있는데 우린 새로운 장르를 받아들이는 것에 전혀 부담감이 없다. 폐쇄적 마인드는 지양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면 된다. 그게 꼭 밝은 음악이어서 재밌다기 보단 어떤 소리를 사용해서 거기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찾는 재미다. 실제 우리는 흑인음악도 좋아하고 언젠가 헤비메탈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넷이서 같이 음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우울한 노래가 많다고 느끼는 것은..”
꼭 우울하고 슬픈 곡을 써야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 그때 감정에 맞춰 쓰다보니 대체로 그런 곡들이 많이 탄생했다.(종완) 어떤 사람은 정말 행복한 감정을 곡으로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종완이는 어떤 감정이 쌓여있거나 표출하고 싶을 때 더 많은 곡이 나오는 편이긴 한 것 같다. 똑같은 사물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때가 많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 가끔은 천재는 천재구나 인정.(정훈)
“15년간 멤버교체 없이 유지한 비결은요..”
1집은 2001년도에 나왔지만 98년도부터 함께 밴드 음악을 시작했다. 4명 모두 80년생 동갑내기로 어렸을 때부터 동네 친구들이었다. 음악을 매개로 자연스레 뭉쳐지게 됐다. 4명 다 음악을 지금까지도 재미있게 즐기는 것 같고 이미 친구 사이로 만났기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겨도 술 한 잔 하면 금세 풀고 크게 일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는다. 또 주변에 여자도 없고 여자 멤버가 없는 것이 오래갈 수 있었던 비결 같기도 하다.
“소속사와도 결별없이 오래가는 이유는요..”
울림엔터테인먼트에는 절친 에픽하이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어느덧 8년째가 됐는데 굳이 옮겨야겠단 생각은 안 들만큼 편해져서 그런 것 같다. 음악적으로 거의 터치를 안 하고 작업에 올인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우리끼리 알아서 잘 만들어서 그런 것도 있을 거고. 하하.
“음악 외에 취미생활이라면..”
취미가 없다. 밴드에 올인하고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없다. 아직도 음악은 어렵다. 굳이 취미를 꼽자면 맥주 마시기 정도?(재경) 멤버 중 그나마 활동적이다. 야구 보는 것도 좋아하고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스케이트 보드도 가끔 탄다.(재원) 특별하게는 없고 영화 보는 것 좋아한다. 영감을 얻을 때도 있고 영화도 음악이랑 비슷한 것 같다. 최근 본거는 ‘아이언맨3’??(종완) 축구 게임도 즐겨하고 영화보고 집에 있는 것 좋아한다. TV 드라마도 챙겨본다.(정훈)
“군입대 후 4년 공백이 길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군입대를 했고 자연스레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대외적으로 많은 걸 한 것은 아니지만 20대 후반까지 정신없이 온 거였기 때문에 지쳐있었다기 보단 어느샌가 무엇이 재밌고 소중한 것인지 망각한 시기였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시 누리던 것들이 당연한 것처럼 느낀 시기였다. 4년의 공백은 우리가 음악을 하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 건지 다시 깨닫게 해준 좋은 시기였다.
“타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
최근 빅뱅의 지드래곤과도 작업하고 같은 소속사인 인피니트 성규 군에게도 곡을 줬지만 나쁘지 않은 작업이었다. 솔로로 나선 성규에게 곡을 준 이유는 워낙 록도 좋아하고 우리를 정말 좋아해주는 친구이다 보니 어렸을 때 좋아하던 뮤지션과 함께 작업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를 생각하면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될 듯 싶었다.
또 아이돌 음악은 넬의 음악이랑 또 다른 음악이니까 다른 식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밌는 경험이었다. 잘 맞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가 된다면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언제나 환영이다. 랩 음악 듣는 것도 좋고 힙합도 좋아한다.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등과도 함께 해보면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
“해외활동 계획은요..”
국내 단독 콘서트는 정규 앨범 준비 때문에 언제가 될 런지 모르겠다. 해외 활동은 물론 하면 좋을 것 같지만 미흡하게 준비해서 가고 싶진 않다. 해외 어디가서 공연하고 다시 오고 그것도 물론 색다르고 재미있을 것 갚지만 오랜 시간 이왕이면 제대로 하고 싶단 생각이다. 어느 나라이든 우리 음악을 좋아해준다면 언제가 열어놓고 있다. 단, 오랫동안 음악을 할 거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최근 인피니트가 월드투어를 시작한다는 데 그 첫 번째 스텝이 두 번째, 세 번째로 계속해서 이어졌음 하는 바람이다.
“지금의 넬의 위치는..”
우리의 지금 위치라..그냥 경계에 있는 것 같다. 뭔가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 항상 그랬던 것 같고 음원 판매량이나 인지도 등을 다 떠나서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다 오픈하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우리의 성향 자체가 그렇다. 그래서 언더 그라운드 쪽 뮤지션들이 보기엔 오버라고 생각하고 다른 일반 가수들이 보기엔 약간 언더로 바라보는 것 같다. 사실 그게 편하고 좋다. 그만큼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앞으로 넬은 그렇게 자유롭게, 지금처럼 즐기면서 쭉 갈 것이다.
[넬. 사진 = 울림 엔터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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