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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잘나가는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캥거루족이자 철부지 아들 정몽규를 연기하고 있는 김형준은 김현중, 허영생, 김규종, 박정민 등으로 구성된 인기 5인조 남성그룹 SS501 출신의 가수 겸 배우다. 그런데 요즘 김형준이 밥 먹으러 식당에 가면 듣는 얘기가 있다. "어머, 그 반항아 아니야? 그 못난이! 엄마 말 좀 제발 잘 들어라."
김형준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그룹 활동 시절에 비해 알아보는 사람들이 훨씬 다양해졌다며 "요즘 어린 친구들도 많이 알아보고, 특히 어르신들이 더 좋아해주신다"고 하더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라면서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뮤지컬 '카페인', 드라마 '자체발광 그녀',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도 역량을 내비친 김형준에게 '금 나와라 뚝딱'은 본격적인 지상파에서의 연기 도전. 세트장 촬영에 긴장하고, 실수에 지적 받을 때도 있었지만 김형준이 "내가 한 건 사실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잘되는 드라마에 일조를 하고 있단 생각이 드니까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며 웃을 수 있는 건 내로라하는 대선배들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배우 이순재와 함께 출연했을 때는 "리허설부터 무서웠다. 특히 이순재 선생님은 절대 늦지 않으시는데, 일찍 오셔서 동선을 파악하시는 모습 같은 걸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역시 선생님들은 다르구나. 평생 배워야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지금 '금 나와라 뚝딱' 속 정몽규의 두 할머니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반효정과 김지영에 대해선 "두 분 다 날 진짜 많이 도와주시고 손자 같은 느낌으로 대해주신다. 카메라 불이 꺼지고 쉬는 시간에도 곁에 오셔서 연기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신다"고 했다.
극 중 여동생 정몽현(백진희)의 남편 박현태를 연기하는 배우 박서준과는 막역한 사이. 드라마 속에서도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연기라기보단 실제 또래 친구들의 장난처럼 허물없다. "저희 '케미'(주로 남녀 간 어울리는 정도를 의미하는 인터넷용어) 좀 있나요?" 하더니 김형준은 "(박)서준이랑 처음에는 안 맞을 줄 알았다. 둘 다 밝으니까. 나 같다. 나처럼 명랑하고 쾌활한데, 왠지 둘이 붙어 있으면 내가 기가 죽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연락도 자주하고 '술 한잔 하자'고 할 때도 있다"며 웃었다.
영화 '써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예원은 '금 나와라 뚝딱' 속 김형준의 상대역으로 나오는데, 김예원이 등장하기 전 김형준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만 러브라인이 없다며 "저 외로워요"라고 한 적이 있다.김형준은 "누가 될지 기대했는데, 솔직히 처음 (김)예원이라고 했을 때 놀랐다. 영화를 많이 했던 친구고 나도 그 친구를 잘 모르니까 긴장도 됐다. 또 '써니' 속 이미지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진짜 착하다. 의외로 조용할 때도 있고. 특히 동갑인데 어른스럽다. 천성이 착한 친구다. 연기를 많이 했던 친구라 날 잘 이끌어주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연기도 잘하고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며 치켜세웠다. 둘만의 알콩달콩한 애정신이 너무 적지 않냐는 질문에는 "아쉽다. 포옹도 하고 싶고, 결혼하고 난 후 더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싶은 욕심도 있는데 드라마가 끝나가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연기를 자평해 달라는 요청에는 "부족하죠"라고 했다. 가수로 먼저 활동한 터라 같은 카메라 앞이라도 다른 느낌이었을 텐데, 김형준은 "연기는 호흡이 길고 어렵다. 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때는 3분이 30분 같고 3분 동안 3시간 같이 했으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다. 그러나 연기는 그걸 50부에 나눠서 조금씩 보여드려야 하니까 답답할 때도 있었다. 한번에 다 보여주고 싶은데 길게 표현하려니까 어려웠다. 반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더 집중하게 되는 듯하다"고 했고, 여전히 연기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노력 중이라고 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 대해선 인정했다.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좋아하는데 해야죠. 누가 욕하더라도…"라고 답했다. 비판적인 반응도 다 확인한다고 했다."안 좋은 것들(댓글이나 반응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욕 먹고 정신차리려고. 사실 지금보다 더 어려서 활동할 때는 (그런 반응들을) 보면 너무 힘들었다. '이런 얘기를 듣고 활동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 또 그 사람이 왠지 내 팬들 중 한 명일 것 같고 길을 걷다가 만날 것 같았다. 무서웠다. 그런데 이젠 그렇지 않은 게, 특히 홀로서기 할 때는 그런 반응들을 찾아보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 계기를 일부러 더 만들려고 했다. 나 혼자 갇혀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 소용없다. 다수의 얘기를 듣고, 다수가 싫어한다면 그 얘기를 듣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나의 일이다. 연기를 디테일하게 지적해주는 네티즌도 있다. 이건 진심 어린 것이다. 애청자고, 날 본 거니까 오히려 감사하다."
김형준의 이런 태도는 그가 연기를 대하는 마음에 담긴 진심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각오는 뚜렷했다. "연기로도 인정 받고 싶다. 둘 다 잘하는 놈이 되고 싶다. '가수가 안 되니까 연기하는 거지' 이런 얘기 듣기 싫다. '얘는 진짜 잘하는구나' 가수, 배우 그리고 된다면 연애까지. 인정 받고 싶고 잘 보여드리고 싶다. 사랑 받는 놈이 되고 싶다."
[가수 겸 배우 김형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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