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카로 에메랄드, 표절논란에 합의가 웬 말인가 [최지예의 에필로그]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표절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뜻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다른 사람이 창작한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도용, 사용하여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표절은 도덕적·윤리적 문제로 간주되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인 프로듀서 프라이머리(30, 최동훈)와 네덜란드 출신 가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는 표절의 진짜 의미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사실상 ‘원만한 합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엉뚱한 입장과 해명만 늘어 놓고 있어 대중들에게 혼선만 주고 있다.

지난 2일 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를 통해 공개된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 팀의 ‘아가씨(I Got C)'는 공개 직후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비교해 끊임없는 표절 의혹이 일었다. 프라이머리 소속사인 아메바컬처 측은 표절이 아님을 강조하며 “프라이머리가 평소 카로 에메랄드를 좋아해 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그대로 따라한다거나 표절한 것은 전혀 아니다. 두 곡이 레트로 스윙 장르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지만 다른 곡이다”고 부인했다.

이후 카로 에메랄드 측 관계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슈울러스(David Schreurs)가 프라이머리의 표절에 대해 언급하는 트위터를 게재하면서 논란은 재점화 됐다. 결국 프라이머리는 소속사 공식사이트를 통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미숙함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모든 음악사이트에서 ‘아가씨’의 음원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당시의 사과는 사안의 핵심이었던 ‘표절 시비’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부재했다. 이는 표절을 인정하는 것인지, 물의를 일으키는 것에 대한 사과인지 명확하지 않아 마무리가 잘 안 됐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다시 한 번 뒤탈을 낳으며 미숙한 대응이었음을 입증했다. 15일(한국시각) 카로 에메랄드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자신에게 수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고 밝히며 “이 상황과 프라이머리 씨가 이 상황과 관계있지 않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프라이머리는 음악에 이어 뮤직비디오까지 카로 에메랄드의 것을 카피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카로 에메랄드가 프라이머리에게 일침을 날린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데이비드 슈얼러스는 카로 에메랄드의 언급을 무색케 하는 알 수 없는 입장을 전개했다. “프라이머리가 우리 곡을 베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에 불을 지폈던 데이비드 슈얼러스는 17일 “아메바뮤직(컬처), 프라이머리와 엄청난 이야기를 나눴다. 어쨌든 우린 화해했고 나중에 함께 작업하길 바란다”며 “‘I Got C’는 좋은 노래이고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 그 노래는 특별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아메바컬쳐 측은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표명 내용대로 서로 이번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라이머리 측이 밝힌 ‘원만한 합의’라는 것, 카로 에메랄드 측 데이비드 슈울러스와 아메바 컬쳐가 나눈 ‘엄청난 대화(great chat)’라는 게 무엇이며,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프라이머리와 카로 에메랄드 측이 합의를 하면 표절곡이 창작곡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공권력인 법이 부재한 양 측의 합의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도 역시 퇴색됐다.

앞서 밝혔듯, 표절은 도덕적·윤리적인 성격을 띈다. 표절 논란에 합의가 웬 말인가. ‘I Got C’가 표절인지 아닌지는 그 누구보다 프라이머리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가수 카로 에메랄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유튜브 영상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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