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서 나온 푸념, 다음엔 들리지 않길 [윤욱재의 체크스윙]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11월 22일에는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총 34명의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2차 드래프트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팀 사정에 따라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를 모티브로 삼았듯이 취지는 분명히 공감을 산다.

그러나 좋은 취지 아래 실시되고 있는 2차 드래프트도 다듬을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14일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를 폐지하고 해외진출 후 국내에 복귀하는 FA 선수도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기서 2차 드래프트의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았다.

각 팀이 보호할 수 있는 40명 안에 보호해야 할 선수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두산의 경우엔 지난 해 입단한 신인 투수 정혁진과 만난지 1년도 되지 않아 이별을 해야 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각 팀당 한 해에 선발하는 신인 선수는 10명 정도에 이른다. 이제 한국프로야구도 유망주 육성이 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을 깨우쳤기에 2군 구장을 지어 육성의 요람을 만드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행과 같은 2차 드래프트 제도라면 유망주들을 제대로 키워보기도 전에 뺏길 수 있다.

최소 2~3년차 선수까지는 자동 보호를 해야 유망주 육성에 더 공을 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당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 부름을 받고 새 출발하는 의미에서 2차 드래프트는 분명 좋은 제도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서는 당해년에 입단한 신인들을 모두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넣기에는 부담스럽다.

지난 해 2차 드래프트 종료 후에는 "키울 맛이 나지 않는다"는 푸념이 들렸다. 다음 2차 드래프트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문제점이 드러나고 그것을 고치는데 충분한 공감을 샀다면 빨리 바꾸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난 해 열린 신인드래프트 주요 지명자들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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