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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17일간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를 차지했다. 비록 목표한 1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준 태극전사들의 기쁨과 슬픔, 감격과 아쉬움의 눈물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여왕의 눈물, 그녀와 함께라서 행복했어요>
'피겨여왕'의 마지막 올림픽이 끝났다. 소치를 끝으로 여왕의 17년 피겨인생이 막을 내렸다.
김연아는 이번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금메달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가져갔다. 이는 대회 최대 논란이 됐고 외신들은 "러시아가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았다"며 분노했다.
그래도 김연아는 웃음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모든 인터뷰를 마친 뒤 남몰래 눈물을 펑펑 흘렸지만, 그것은 은메달 때문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허탈함 또는 홀가분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끝나서 속시원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피겨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을 생각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팬들의 고마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였다.
<아사다 마오, 마음의 짐을 털어버린 가식없는 진짜 눈물>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는 친한 동갑내기 친구였지만 동시대를 살아야 하는 숙명의 라이벌이었다.
실제로 김연아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아사다 마오 같은 천재적 선수와 동시대에 선수 생활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사다 마오는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5.51점으로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최악의 경기를 펼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달랐다. 번번히 실패했던 트리플악셀을 완벽히 소화하며 은반위를 날아 올랐다.
연기를 마친 아사다 마오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낸 듯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비록 김연아의 숙명의 라이벌이지만 그녀의 눈물을 지켜 본 우리들도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다.
아사다마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매우 훌륭한 선수"라며 "주니어 시절부터 같은 아시아인으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스케이팅 인생에서 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빙송여제? 이제는 빙속여왕의 눈물>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는 여자 500m서 올림픽신기록과 함께 2연패를 달성하며 빙속여제 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에만 4차례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던 이상화는 소치올림픽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도 끝내 시상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흐르자 이상화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을 본 우리들도 함께 울었다.
그녀는 "밴쿠버때 경험이 떠올랐다. 그때처럼 또다시 힘든 순간이 스쳐지나갔다. 눈물이 나왔다"라고 했다.
<쇼트트랙 태극낭자들의 귀엽고 수줍은 눈물, 4년 후 평창이 더 기대된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의 박승희는 2관왕과 함께 500m 동메달을 얻었고 심석희 역시 1500m와 1000m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메탈 텃밭이라 불리던 쇼트트랙 최강국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여고생 심석희와 김아랑, 공상정은 4년 뒤 평창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여줬다.
박승희는 4년 뒤 큰언니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며, 심석희는 "소치에서 많이 배웠다. 평창올림픽이 벌써 기다려진다. 4년 남았는데 좋은 경험을 쌓고 싶다. 4년 뒤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승희와 심석희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원투펀치다. 4년 뒤 베테랑이 된 박승희와 21세로 기량이 무르익은 심석희가 만들어 낼 평창올림픽이 기대된다.
4년 동안 말로 설명하지 못할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린 태극전사들의 17일간의 이야기는 끝났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 지칠 줄 모르는 선수들에게 지구촌은 열광했다.
소치에서 보여준 이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4년 뒤 평창에서는 더욱 큰 결실을 맺기를 염원한다. 고생하셨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선수들의 미소와 눈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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