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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지난해와 판이하다.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그렇다.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화 투수진은 지난해 시범경기 초반 5경기에서 45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34점을 내줬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43이닝 동안 13점만 내줬다. 팀 평균자책점은 2.72로 9개 팀 가운데 당당히 1위다. 지난해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5.31로 이 부문 최하위(9위)를 기록한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무엇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더 놀랍다. 14일까지 송창현(2경기)과 유창식, 케일럽 클레이, 윤근영(이상 1경기)이 선발로 나섰다. 이들의 선발 평균자책점을 합산하면 2.08(17⅓이닝 4실점)에 불과하다. 또 다른 5선발 후보 이동걸도 2경기(4이닝)에 구원 등판해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15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나는 지난 시즌은 다 잊었다"며 "지금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싫지 않은 듯 미소를 보였다. 137억원을 들여 FA 정근우(70억원), 이용규(67억원, 이상 4년)를 영입했지만 "마운드가 문제다"고 지적받던 한화이기에, 팀 평균자책점 1위는 꽤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구경백 IPSN 해설위원도 "한화가 확실히 작년과는 달라졌다. 특히 투수들이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15일까지 한 경기 최다 실점은 이날 LG에 내준 4점이다. 9이닝을 4점으로 잘 막았으나 타선 응집력이 다소 아쉬웠을 뿐이다. 무엇보다 어이 없는 폭투나 실책으로 실점하는 일이 드물다. 최근 2경기에서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도 나왔으나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신용균 한화 불펜코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직후 "마운드가 양적이나 질적으로 모두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럴 만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동걸과 이성진이 합류했고, 안영명과 윤규진, 구본범, 윤기호 등이 군 제대 후 복귀했다. 신인 황영국과 최영환의 존재도 힘이 된다. 외국인선수 앤드류 앨버스와 클레이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 "투수 엔트리는 지난해와 견줘 절반 이상 바뀔 것이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한 이유다.
최근 몇년간 계속되던 한화의 마운드 불안, 조금씩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지난해와 판이한 시범경기 초반 팀 평균자책점이 이를 말해준다. 출발은 좋다. 정규시즌까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화 마운드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임이 틀림없다.
[한화 이글스 투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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