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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박유천은 사랑에 죽고 못 사는 남자였다. 데뷔작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남장여자 박민영을, '미스 리플리'에서는 사기녀 이다해를, '보고싶다'에서는 첫사랑 윤은혜를 지키기 위해 인생을 거는 로맨틱한 남자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죽고 못 사는 상남자로 변신했다.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연출 신경수 홍창욱)'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극 중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지키는 경호관인 한태경 역을 맡을 박유천은 대통령 암살범 누명까지 쓰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고전분투중이다.
'쓰리데이즈'는 전용 별장에서 휴가를 지내던 대통령이 총성과 함께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으로, 준비기간 2년, 총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미드'를 표방하는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손현주, 박유천, 소이현, 박하선 등배우들의 호연과 '싸인', '유령' 등을 집필한 '한국형 미드'의 1인자 김은희 작가의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한 구성으로 화제몰이를 하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박유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다. 대통령 암살범을 쫓으며, 자신도 쫓기는 입장이기에 끊임없이 뛰고 구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믹키유천이 아닌 액션유천으로 불릴 만하다. 장르상 액션 연기가 주가 되지만, 섬세한 내면 연기도 수준급. 목숨을 걸고 지켰던 대통령의 악행(惡行)이 드러나고, 거기에 사고사한 자신의 아버지도 연류된 것을 알게 되면서 직업적인 신념과 자신의 가치관 사이에서 격한 갈등을 겪고 있다. 극중 조력하다 이성적인 감정까지 갖게 되는 악바리 여순경 윤보원(박하선)과의 멜로연기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 쯤 되면 못하는 연기가 없는 완전체 배우이다.
박유천은 데뷔작 '성균관 스캔들'부터 논란이 없는 안정된 연기를 펼쳐왔다.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박유천은 배우로 활동하기에 적합한 호감형 얼굴을 갖고 있다. 반듯한 이마, 길게 뻗은 눈매, 곧게 뻗어 있는 콧대를 지닌 박유천은 데뷔 초 곱기만 미소년 이미지에서 연차를 더하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말갛고 단정한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투명한 물처럼 어떤 색깔을 풀어도 선명한 빛깔을 연기를 빚어내고 있다. 잘생긴 배우들이 역할을 한계를 넘지 못하고 고정된 이미지에 갇히기 마련인데, 박유천은 사극와 현대극, 로맨틱 코미디와 정통 멜로를 넘나들며 차근차근 연기력과 존재감을 쌓아온 것이다.
'쓰리데이즈'에 같이 출연하고 있는 배우 손현주는 박유천에 대해 '말보다 행동을 하는 배우, 항상 현장에 먼저 와서 기다리는 배우, 아파도 기색을 보이지 않는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박유천은 드라마 촬영 중 어깨 인대를 다쳐 6개월 이상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몸을 쓰는 연기를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가수 출신답지 않게 탁월한 발성과 딕션으로 대사와 감정을 정확하게 전해 이 줄거리도 등장인물 감정도 복잡미묘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배우로 제대로 성장한 박유천. 다친 어깨지만, 연기에는 날개를 단 그의 발전을 더욱 기대해본다.
[박유천. 사진 = SBS, 골든썸픽처스 제공]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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